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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지웅 변호사, ‘민주주의의 집’을 짓는 방법

기사입력 : 2017.03.12 20:51 (최종수정 2017.03.1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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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외부 법률가 기고 칼럼]

<‘민주주의의 집’을 짓는 방법>
정지웅 변호사(성신여대 법과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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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은 대통령을 파면했다. 이제 진공이 된 그 공간에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의 폭죽과 환호, 태극기를 들었던 사람들의 탄식과 눈물이 범벅이 되어 함께 흐르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 태극기를 들었던 사람들. 전혀 다른 세상에 서 있는 듯한 그들은 본명 모두 대한민국의 주인들이다.

민주주의는 국가권력의 정당성이 국민의 정치적 합의에 귀속해야 한다는 통치원리다. 대한민국에서는 ‘민주주의의 적’을 제외한 어떤 이념이나 사상,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이든 단체이든 모두 다 정치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치과정이 개방되어 있다. 민주주의는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옳고 다른 쪽은 완전히 부정되어야 한다는 극단적 입장을 배격하고, 자신의 상대적 정당성을 인정하면서 서로를 관용하는 가치상대주의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마치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의 가치와 색깔을 유지하면서 그 구성부분이 되어 하나의 ‘민주주의의 집’을 지어나가는 것과 같다. 다른 정파에 속하는 사람이라도 그 능력이 필요하다면, 새로운 정권을 위한 ‘벽돌’로, ‘철근’으로, ‘목재’로 중용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관용과 가치상대주의에 입각한 민주주의 정신이다.

안희정 충청남도지사가 박근혜정부에서 장관으로 일했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금산세계인삼엑스포 조직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은 전 정권에서 ‘기둥’으로 쓰였던 인재라도 깎고 다듬어서 새 정권의 '서까래'로 쓸 수 있다는 민주주의 실천의 좋은 사례로 보인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세력으로 나뉘어서 싸우는 민주주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장시점인 3월 10일 11시 21분으로 종언을 구해야 한다. 상호간 가치의 차이를 인정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주의. 과거와는 다른 ‘존중과 배려’의 새로운 민주주의의 길이 필요한 시점이다.

와튼 스쿨에서 13년 연속 최고 인기 강의의 주인공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STUART DIAMOND) 교수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How to Negotiate to Achieve Your Goals in the Real World)」라는 저서에서 “인간적으로 소통하고,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며, 누가 옳은지 따지지 말고, 점진적으로, 목표에 집중하라.”는 협상의 성공비결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공화국에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비결은 참고할만하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의 목표는 ‘더 좋은 대한민국의 건설’이라는 점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책에 있어서 옳고 그름에 대한 논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논쟁이 “나는 옳고, 너는 틀렸어”, “나는 선(善)이고, 너는 악(惡)이야”라는 식의 소모적 논쟁이 되어서는 매번 과거와 같은 분쟁만이 반복될 것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정치문화 속에서 점진적으로 공통의 목표를 찾아가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민주주의 방식으로 접근할 때만이,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과 태극기를 들었던 시민들이 비로소 화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전 정권에서 지어 놓은 집을 완전히 허물고, 매번 새로운 집을 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실체도 불분명한 보수와 진보의 허상을 다 내려놓고, 애매모호한 취향 다툼도 이제 그만 좀 하자. 다 같이 힘을 모아 “박근혜 정권 위법행위 처벌”, “재벌개혁”, “검찰개혁”, “부정부패 척결”을 통해 ‘더 좋은 대한민국’이라는 우리 모두의 ‘민주주의의 집’을 지어 보자. 우리 모두, 단 한명도 빠짐없이 그 집에서 살아야 하니까.

<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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