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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정범 변호사, 헌법재판소 8인 체제 몇 가지 쟁점

기사입력 : 2017.01.31 17:30 (최종수정 2017.01.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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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외부 법률가 기고 칼럼]

헌법재판소 8인 체제, 몇 가지 쟁점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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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오늘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박 소장은 검사 출신으로 2011년 2월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뒤 지난 2013년 4월 헌재소장의 자리에 올랐다. 헌재소장으로 임명되면서 그의 임기가 언제까지인지 논란이 되었으나 헌재 재판관으로 임명된 시점을 기준으로 6년의 임기를 채우겠다고 스스로 선언하면서 논란이 수그러들었다. 헌재 재판관 중에서 소장으로 임명되면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면서 소장의 임기도 마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헌재소장의 임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재판관의 임기는 6년이기 때문이다. 또한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면 소장의 임기도 당연히 종료된다. 그렇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새로이 헌재소장을 임명해야 한다. 퇴임 후 새로 임명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다만 지난 2006년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 당시 재판관을 사임하고 다시 재판소장 겸 재판관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극렬하게 반대했던 탓으로 박한철 소장의 경우에는 재판관의 지위를 그대로 두고 소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사실 법리적으로 논란이 되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다만 지나치게 정치논리로 접근해서 공격을 하다 보니 논란이 뜨거워진 것이다.

박한철 소장은 검사 출신으로는 처음 헌재소장에 오른 사람이다. 또한 재판관 중에서 헌재소장으로 임명된 것도 처음이다. 그가 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많은 정치적 사건들이 있었지만 특히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이끌어 낸 것은 두고두고 논란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당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고, 우리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복수정당제를 침해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정당의 다양성은 민주주의의 필요불가결한 사항이다. 다른 이념을 가진 정당이 존재해야 비로소 복수정당제를 보장하는 헌법정신이 구현된다. 헌법에서 정당 해산을 어렵게 하면서 헌법재판소에 권한을 준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런데도 우리 헌법재판소는 너무 쉽게 정당 해산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것도 8:1이라는 압도적 찬성 의견으로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서 해산에 찬성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야당이 분열되어 있고 통합진보당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찬성 의견을 내는데 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가 우리 헌법을 수호하는 보루 역할을 해야 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토대로 소수자와 경제적인 약자를 보호하는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미흡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찬성했던 재판관들은 정치적 소양과 헌법정신이 부족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어떤 경우에도 헌법재판소의 소장으로 임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박 소장의 공과는 향후 많은 논란을 통해서 정리되리라 생각한다.

박한철 소장의 후임은 누가 언제 임명해야 하는가 생각해 보자.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임기가 만료된 후에도 정치적인 이유로 재판관의 임명이 늦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재판관의 장기적인 부재는 헌법재판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어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2010년 5월 헌법재판소법을 개정하기에 이른다. 즉 제6조 제3항에서는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하는 경우에는 임기 만료일 또는 정년 도래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제4항에서는 ‘임기 중 재판관이 결원된 경우에는 결원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제5항에서는 ‘제3항 및 제4항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선출한 재판관이 국회의 폐회 또는 휴회 중에 그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한 경우 또는 결원된 경우에는 국회는 다음 집회가 개시된 후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법의 규정은 강행규정은 아닌 것으로 해석한다. 법 개정 이후에도 헌법재판관의 임명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꼭 지켜지지 않더라도 별 수가 없는 셈이다. 다만 임명권자나 국회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그 역할이 제한된다.

그렇다면 박 소장의 후임은 어떠할까? 더욱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하고 있는 비상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소장의 지명권이 있을까?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 것과 관련, “여야는 공석이 될 헌법 재판관 임명 절차에 합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나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여야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박 소장 후임 지명ㆍ임명권, 이 재판관 후임 임명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권한은 현상 유지에 그쳐야 한다.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은 명백히 다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고 있지만 권한대행은 그렇지 않다. 인사권의 행사에 있어서도 최소한 헌법기관의 지명은 권한대행이 할 수 없다. 재판관에게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것도 문제인데 그 임명마저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권한대행이 한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만 재판관 구성의 다양성을 위해서 3권분립의 한 축인 대법원장에게 그러한 권한을 준 것이다. 결국 어떤 이유로도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을 비롯한 헌법기관의 구성권을 주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권한대행의 직무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박한철 소장의 퇴임으로 9명 정원인 헌법재판소는 당분간 8명의 재판관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헌재 탄핵심판을 이끌어온 박 소장이 탄핵심판 결정 표결에 참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논의된다. 다수설은 아직 변론종결이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당연히 최종 결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소수설은 박 소장이 그동안 변론과정에 관여해 왔으므로 서명을 하지 못하지만 결정에는 당연히 포함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 8년여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소수설의 입장이라고 한다. 신 교수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재판관 박한철(퇴임으로 인해 서명날인 불능)’로 기재한다면서 “다수의견과 같은 입장이면 별도의 의견 표명 없이 위 기재만 하고, 그와 다른 입장이면 반대의견, 별개의견, 보충의견, 반대의견의 보충의견, 별개의견의 보충의견 등의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한다”고 한다. “이것이 헌법재판소의 지금까지의 입장이다.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게 되는 때에도 또한 같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주장은 어떤 이유로도 설득력이 없다. 우선 아직 심리가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진행될 심리(새로운 주장과 증거제출 등)에 박한철 소장은 참여할 수 없다. 당연히 내용도 몰라야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주장과 증거를 보지 않고도 어떻게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한마디로 박 소장은 평의에 들어갈 수도 없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서명 불능은 심리에 모두 참여하고 평의까지 함께 했지만 서명 날인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서 적용된다. 소수설에 의한다면 퇴임 이후에 이루어진 주장과 증거를 보지 않고도 판단을 해야 한다는 모순에 빠지게 되다.

헌법재판소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지는 시기다. 이런 시점에서 헌재 소장이 퇴임으로 공백상태고, 다른 재판관도 곧이어 퇴임할 예정이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리해서 법해석을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졸속으로 심리를 마치고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서 헌법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측의 전술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헌법재판에 대리인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악용해서 대리인단이 일괄 사퇴를 하고 시간을 벌려는 방식은 결코 허용될 수 없는 권한남용이므로 국선대리인 등을 선임해서 절차를 속개해야 한다. 박 소장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과 이 번 탄핵심판을 앞두고 선고기일을 미리 예정하는 발언을 했었다. 헌재 재판관 또는 소장으로서 굉장히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다. 재판은 심리를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종국에 이르는 것이지 미리서 시간을 정해 놓고 심리하는 방식은 예단을 가진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바람직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집중심리를 통해서 신속하면서도 올바른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것이 국민들의 여망이다.

<위 칼럼은 외부 기고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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