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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노동자에 '수박 한통' 지원한 한국공항공사...손창완 리더십의 말뿐인 '노동자 안전강화'

2019-10-18 11:04:00

[로이슈 전여송 기자]
한국공항공사가 한여름 가마솥 무더위에 무방비 노출된 공항 활주로 노동자에게 지원한 것은 고작 수박 한통이 전부거나, 그 조차도 지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 안전강화 종합 대책’을 통해 폭염 등으로부터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겠다던 약속이 허상이었다는 사실에 손창완 사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소속 대안신당 윤영일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한국공항공사의 지난 9월 18일자 '여름철 폭염대비 지상조업 근로자 지원 계획 제출' 자료에 따르면 여수공항과 포항공항은 폭염에 대비해 노동자들에게 지원한 사실 자체가 없었고, 무안공항·사천공항은 수박 한 통을 지원했다고 조사됐다.

지상조업 노동자들은 비행기가 착륙하면 주기장으로 유도하고, 승객의 수하물과 화물을 관리하며, 활주로로 견인하는 일 등을 수행하는데, 지열과 비행기 엔진 열기로 여름 활주로 위의 체감 온도는 50도 이상에 이른다.

이러한 이유로 언론 등에서는 지난해 폭염 등에 의한 직간접적 영향으로 9명이 쓰러지거나 한명이 숨졌고, 열악한 근로 환경으로 퇴사가 속출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지상조업 노동자에 대한 정부와 공항공사의 관심과 대책은 쉽게 찾기 어렵다. 지상조업 노동자들은 공항공사가 아닌 항공사와 계약관계를 맺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책임은 공항공사가 아닌 항공사에 있다는 이유다.

실제 국토부는 하계 휴가철 특별교통대책기간인 7월 25일부터 8월 11일이 지나고, 더위가 이미 한풀 꺾인 8월 21일에서야 양대 공항공사 및 지방항공청 등에 ‘폭염 속 공항 야외작업 근로환경 개선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뒷북행정이다.

하지만 국토부의 협조 요청 역시 자발적이라기보다 공항 활주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난 이후 조치된 것으로, 국토부는 언론 보도를 의식해 관련 기사의 제목과 매체명, 보도 일시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양대 공항공사 역시 마찬가지다. 공항공사 측은 폭염에 대비해 공항 활주로 노동자들을 위해 이동형 휴게시설 등을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공항공사가 마련한 것이 아니라 항공사와 계약을 맺은 조업사가 운영하는 것이고, 이 역시 특정 항공사 소속 조업사 노동자들만 사용할 수 있어, 노동자들 간에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윤영일 의원은 “‘노동 존중 사회’를 외치는 문재인 정부의 국토교통부와 공항공사가 항공사와 계약 관계 운운하며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관심 갖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면서 “정부가 직접 나서서 폭염과 낙뢰 등에 무방비 노출된 공항 활주로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작년 12월 취임한 한국공항공사 손창완 사장은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 강남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차장, 경찰대학장 등 경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지만 보안 분야를 제외하고는 공항과 관련된 이력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2016년 더불어민주당 안산시 단원을 지역위원장을 역임해 공항공사 사장 선임이 정치적인 판단으로 결정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산 바 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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