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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국회의원에게 후원금 2차례 지급 전 대표이사 벌금형 확정

기사입력 : 2019.06.1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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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경(사진=뉴시스)


[로이슈 전용모 기자]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국회의원에게 경영진과 공모해 2차례 후원금을 지급(정치자금법위반)한 한전KDN 전 대표이사에게 선고한 원심의 벌금형(600만원)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한민국 국회는 2012년 5월 23일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국가기관 등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소프트웨어사업에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2013년 1월 1일로 시행예정이었고, 나아가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은 2012년 11월 15일 국가기관 등 공공기관 발주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대기업 참여 제한을 강화하고,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대하여는 발주 참여를 금지하는 내용(기존에는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임의적 규정만 존재) 등을 담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전KDN은 대기업이자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하게 되어 한전KDN의 모회사인 한국전력공사를 포함한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소프트웨어사업 참여가 금지되고, 이에 따라 한전KDN 고유 목적사업의 실질적 수행이 불가능해져 회사의 존립이 위협받게 됐다.

그러자 대표이사인 피고인 A씨(63)는 본부장(TF팀장, 전무급임원), 전략기획처장과 공모해 1차로 총 128명의 직원이 전순옥 의원 후원회 계좌로 총 1280만 원을 지급했다.

전순옥 의원은 2013년 2월 14일 한전KDN이 원하는 “공공기관 제외” 규정이 포함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다시 대표 발의했고, 위 개정안은 2013년 6월 2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해 같은 해 7월 1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그런데 위 개정안은 예상과 다르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즉시 통과되지 못하고 법제사법위원회 제2소위원회로 회부됐다.

이에 전의원의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2차로 총 77명의 직원이 전순옥 의원 후원회 계좌로 총 536만 원을 지급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모해 공무원이 담당·처리하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하기 위해 2회에 걸쳐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의 개정과 관련해 회사차원에서 후원금을 모금하여 전순옥 의원에게 기부했다는 사실을 경영현안회의를 비롯해 어떠한 경로로도 보고받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고, 후원금 기부는 피고인의 관여 없이 TF에서 독자적으로 결정하여 실행한 것이었다. 또한 설령 경영현안회의에서 그와 같은 내용의 보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고인이 공동정범으로서 죄책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2017고정1997)인 서울중앙지법 한혜윤 판사는 2018년 6월 15일 정치자금법위반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한 판사는 “전순옥 의원을 통한 법개정 추진 및 후원금 기부는 본부장과 전략기회처장에 의하여 대표이사인 피고인에게 보고되어 피고인의 승인 하에 전회사적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핵심 조직 또는 핵심 부서의 임직원들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하하며 진행한 업무를 전혀 알지 못했다면, 피고인은 해당 임직원들이 그 직위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어서,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고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했다.


또 “실무 직원들이 피고인 또는 경영진에게 이를 숨긴 채 이를 진행(후원금지급)할 이유나 이익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승진이나 개인적 성공을 위해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고 이를 자체적으로 진행했다는 것은 그 주장 자체로 상식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항소심(2018노1878)인 서울중앙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한정훈 부장판사)는 2019년 1월 11일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정치자금의 적정한 제공을 보장하고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자금법의 입법취지를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가볍지 아니하고, 이 사건 범행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정치자금 기부액이 적지 않은 금액인 점, 피고인은 한전KDN의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사장의 지위에서 이 사건 정치자금의 기부 여부를 결정한 책임자라는 점에서 그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실제로 한전KDN의 의사대로 법률이 개정되기까지 한 점, 달리 항소심에서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기각사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피고인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상고심(2019도1154)인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민유숙)는 5월 30일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정치자금법위반죄에서의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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