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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영아살해 엄마 항소심도 '집유'

2019-05-21 10:50:26

부산지법 전경.(사진=전용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부산지법 전경.(사진=전용모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아이를 출산해 그날 사망할때 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불로 싸매 침대 밑에 넣어 둔 엄마가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피고인 A씨(27)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욕을 은폐하고 경제적으로도 아이를 양육할 수없음을 예상해 출산을 위한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이틀 전부터 본격적으로 진통이 시작됐음에도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인터넷을 통해 ‘낙태, 유기, 영아, 유산’등을 검색하며 아이를 정상적으로 분만해 살리고자 하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2017년 4월 28일 오전 7시경 출산 이후 출산을 은폐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방 안에서 혼자 몰래 아이를 출산하게 되자, 같은 날 오전 영아가 사망할 때까지 방치하고 수건 또는 불상의 물건으로 영아의 얼굴을 덮었다. 그런 뒤 오후 4시경 방을 나오면서 영아가 발견되지 않도록 온몸을 이불로 싸매어 침대 밑에 넣어두었다. 이로써 A씨는 영아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2017고단5551)인 부산지법 형사4단독 강희석 부장판사는 2018년 7월 19일 영아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강희석 판사는 "이 사건 범죄는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어린 생명이 세상의 밝은 빛을 보자마자 이 세상을 떠나게 한 피고인의 행동은 그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는 것이어서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 그러나 피고인이 자신이 배 아파 낳은 어린 생명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게 한 이사건 범행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그 범행으로 인한 죄책감이 결코 지워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등 형법 제51조에 정해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검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2018노2717)인 부산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홍준 부장판사)는 2019년 5월 3일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재판부는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원심과 비교해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사유는 원심이 형을 정함에 있어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사유들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며 검사의 주장을 배척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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