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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자신의 어린 친딸 신체적 학대 사망·유기 친부 징역 20년 확정

2019-05-09 17:04:27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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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던 다섯살 친딸에게 병원치료도 않고 신체적 학대까지 서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유기까지 한 친부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공모한 계모는 징역 10년, 계모의 엄마는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전처와 이혼한 피고인 A씨(38)와 사실상 배우자인 피고인 B씨(37·여)는 동거인이고 피고인 C씨(63)는 B씨의 친모이다.
A씨와 B씨는 A씨와 전처 사이에 난 자녀들을 키우게 됐다.

A씨와 B씨는 2017년 1월 25일경부터 주거지에서 피해자 5세 여아를 양육하면서 피해자의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관련해 정기적으로 병원에 데려가 검진 및 치료를 전혀 받게 하지 않았다.

피해자의 친부인 A씨는 주거지에서 피해자가 밥을 잘 먹지 않거나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밟거나 차는 등 신체 학대행위를 해 고름이 생기고 상반신 전신에 수포가 발생 혼자서 걷거나 서 있을 수도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음에도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했다.

위와 같은 학대 및 방임의 결과로 갑상선 기능 저하, 전신 수포 질환, 우하지 염증으로 인한 극도의 신체기능 악화 및 왼쪽 9, 10번, 오른쪽 12번 갈비뼈 골절로 인한 호흡곤란, 흉복부손상에 따른 흉강내출혈 등으로 2017년 4월 26일 오전경 주거지 부근에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A씨는 2017년 4월 27일 오전 1시경 피고인 C씨를 쏘나타 승용차에 태우고 야산 주변 도로로 이동했다. C씨는 승용차에서 망을 보고, A씨는 야산으로 올라가서 자신의 조부 묘 부근에 삽을 이용해 피해자의 사체를 매장해 사체를 유기했다.

A씨,B씨,C씨는 공모해 마치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한 뒤 허위로 실종신고를 하여 2017년 12월 8일경부터 12월 28일경까지 전북지방경찰청 소속 기동중대, 전주덕진경찰서 소속 여성청소년ㆍ수사 요원을 비롯한 3146명의 경찰공무원 및 전주덕진소방서 소속 소방공무원 190명(일 평균 159명)으로 하여금 전주시 일원을 수색하게 함으로써, 위계로써 경찰 및 소방 공무원의 실종아동의 발견 및 수색을 위한 국민의 생명보호 및 범죄예방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

또한 A씨와 B씨는 피해자가 이미 사망해 피고인들에게는 양육수당을 수급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음에도 공모해 담당공무원을 기망해 이에 속은 전북 완주군으로부터 2017년 6월경부터 2017년 12월경까지 총 7회에 걸쳐 피해자의 양육수당 명목으로 월 10만 원씩 합계 70만 원을 피고인 A씨의 계좌로 송금받음과 동시에 부정한 방법으로 피해자 완주군으로부터 동액 상당의 사회보장급여를 받았다.

결국 이들 3명은 재판에 넘겨졌다.

1심(2018고합11)인 전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정제 부장판사)는 2018년 6월 29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사기, 사회보장급여의이용·제공및수급권자발굴에관한법률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 B씨에게 징역 10년, C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와 B씨에 대해 각 16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아동은 친부인 피고인 A로부터 잔혹하게 폭행을 당한 날 밤에 몸을 뒤로 구부려서 흐느끼고 숨을 쌕쌕거리는 등 극심한 육체적 고통에 몸부림쳤음에도, 마지막까지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음에 이르렀다. 그 후 피해아동은 아버지에 의하여 7개월이 넘도록 싸늘한 땅 속에 묻혀 있었고, 발견된 피해아동의 사체에 3군데의 뒤 쪽 갈비뼈 골절과 왼쪽 무릎 관절 쪽에 출혈 및 염증의 상태가 확인됐다. 피해아동이 살아있을 때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잔혹한 폭력과 학대를 받아왔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 “피고인 A의 일련의 범행과 태도는 잔인하고 냉혹하며 반인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정에서 주요 부분에 대하여는 범행을 부인하면서 죄책을 회피하고 피고인 B 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 데 급급했다. 피고인 B는 A의 학대행위를 적극적으로 막기는커녕 아동학대 범행에 동참하여 피해아동을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고 방임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 공모해 피해아동의 사체를 암매장하고 허위 실종신고를 하는 등 반인륜적인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피고인 C 또한 마찬가지로 피해아동이 사망한 후 마치 피해아동이 살아있는 것처럼 주변 지인들을 속이고 아동의 물품을 구매하여 집에 비치해 놓는 등 치밀하고 계획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아동의 사망이라는 결과는 피고인 A의 피해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행위가 주된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 B는 직접 피해아동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지는 않았고 이 사건 아동학대치사죄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 A는 1회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전력 밖에 없고, 피고인 B, 피고인 C는 초범인 점, 피고인 C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딸인 피고인 B의 처벌을 면하게 할 목적으로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피고인들과 검사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으로 쌍방 항소했다.
항소심(전주 2018노119)인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재판장 황진구 부장판사)는 2019년 1월 8일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피고인들의 상고로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다.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피고인들의 상고심(2019도1294)에서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피고인 A에 대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배척했다.

피고인 B에 대해 “ 피고인 B가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피고인 B에 대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원심의 판단에 위계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피고인 C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C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징역 4년)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기각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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