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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가부장적 사고로 아내희생 요구 남편 '혼인파탄 주된 책임'

기사입력 : 2019.02.0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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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법원 현판.(사진=전용모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가부장적인 사고와 자신이 정한 기준에 일방적으로 따를 것을 강요하면서 아내의 희생만 요구한 남편이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원고(아내)와 피고(남편)는 2014년 3월 24일 혼인신고 했고 슬하에 자녀(2명, 사건본인)를 두었다.

피고는 2015년 2월경 중국 음식점을 개업했다. 원고는 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몇 개월 동안 카운터 업무를 돕다가 어머니가 아이 돌보는 것을 너무 힘들어하자 일을 그만 두었다.

피고는 원고가 음식점 일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으며, 음식점 운영이 잘 되지 않을 때도 관심이 없고, 음식점을 개업한 후 소비가 늘었다는 이유로 불만이 있었다.

원고(아내)는 피고(남편)로부터 월 100만 원을 생활비로 받아 사용했다. 피고는 원고가 생활비로 받은 현금을 대부분 친정 가족들과의 외식비, 택시비로 다 쓰고, 신용카드로 과소비를 한다고 생각했다.

피고는 2016년 6월 11일 술을 마시고 들어와 원고에게 욕설을 하면서 원고의 뺨을 때렸다. 또 병원 치료를 받고 와서 하소연하는 원고에게 “가장을 공경하고 섬겨야 가정이 편안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지경까지 올 수밖에 없다. 암탉이 크게 울면 침몰한다. 순종하고 항상 가장의 뜻이 먼저라고 생각해라”라고 답했다.

원고는 사건본인들(자녀)을 데리고 대중교통으로 외출하는 것에 불편을 느꼈고, 피고는 음식 재료를 구매하려면 차량이 필요하여 차량 사용 및 구매 문제로 의견 대립이 있었다. 그러던 중 원고가 2017년 1월경 친정 오빠로부터 차량을 받아 오자, 피고는 원고가 사건본인들만 태우는 것이 아니라 친정 식구들을 태워주려고 차량을 가져왔으며, 기존에 운행하던 경차에 대해 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차량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원고가 차량 명의를 원고의 언니로 변경했으나, 피고는 계속해 원고에게 차량을 돌려주라면서 차량을 계속 가지고 있겠다면 생활비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원고가 아이들을 편하게 병원,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기 위한 것이며, 기존처럼 월 100만 원의 생활비만 주면 된다고 해도, 피고는 “날 물주로 생각하지 말고 짐 싸서 너거 집 가라. 이혼밖엔 없군. 가정파탄은 다 니 책임이다”라고 하면서 차량을 돌려주라고 요구했다.

원고와 피고는 차량 문제로 수개월 동안 계속 다투었고, 피고는 원고가 차량을 반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활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가 2017년 4월 이후 생활비를 주지 않자 원고는 2017년 6월경 사건본인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갔다. 그때부터 원고와 피고가 별거하고 있다.

별거 중에 피고는 원고를 집에 돌아오게 하기 위해 ‘그리고 차도 가져오시오. 내년엔 당신과 나 둘이서만 가게를 운영할 것이요. 내년부터 애들 종일반 하고 당신이 여덟 시간만 해준다면 충분히 할 수 있소. 내가 쳐놓은 울타리만 넘지 마시오... 그럼 평생토록 평안할 것이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원고는 ‘아이들을 종일반에 보내도 6시에 마치며, 두 시간 동안 아이 둘을 가게에 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애들을 아침에 보내고 나서 3시까지 가게 일을 하거나, 4시 이후에 아이들을 어머니께 부탁하고 일하겠다’라고 해 피고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고, 결국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자 원고(아내)는 피고(남편)를 상대로 이혼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피고도 반소를 제기했다. 본소는 위자료 3000만원, 반소는 위자료 5000만원을 청구했다.

부산가정법원 가사3단독 윤재남 부장판사는 2019년 1월 9일 원고의 본소를 일부 받아들이고 피고의 반소는 기각했다.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은 피고에게 있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 액수를 1500만 원으로 정했다.

윤 판사는 “본소에 의해 이혼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1500만 원과 이에 대해 소장송달 다음날인 2017년 11월 4일부터 선고일인 2019년 1월 9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또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사건본인들의 양육비로 2019년 1월 1일부터 사건본인들이 각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달까지는 1인당 월 50만 원, 그 다음 달부터 사건본인들이 각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는 사건본인 1인당 월 60만 원을 매월 말일에 지급하라”고 했다.

자녀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자로 원고를 지정했다. 소송총비용 중 1/3은 원고가, 2/3는 피고가 각 부담하라고 명했다. 재산분할의 비율은 원고 20%, 피고 80%로 봤다.

윤재남 판사는 "원고가 피고와 상의 없이 오빠의 차량을 이전받아온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피고가 3, 4세의 어린 형제를 데리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야하는 원고의 수고를 알고 자신의 차량을 사용하도록 배려했다면 원고가 오빠의 차량을 받아오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적시했다.

그러면서 "가부장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피고는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하는 자신의 수고와 노력만 중요시하고, 가사·육아에 들이는 원고의 수고와 어려움은 하찮은 것으로 생각하면서 원고의 입장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자신이 정한 기준에 일방적으로 따를 것을 강요하면서 원고의 희생을 요구해 부부 사이의 갈등이 극심해졌다고 인정돼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은 피고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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