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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 정식재판했다가 높은 벌금형

2018-11-18 18:54:25

울산지법청사.(사진=전용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울산지법청사.(사진=전용모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자신이 술에 취해 계단에서 소변을 보자 이를 지적한 피해여성에게 욕설을 하며 4주간의 상해(주폭)를 가한 40대가 약식명령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며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더 높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피고인 A씨(48)은 피해자 C씨(54·여)과 서로 모르는 사이이다.
A씨는 2017년 12월 6일 밤 11시경 울산 울주군 D 상가 건물 내에서 그 곳 2층 계단에서 주취를 기화로 상가 문을 두드리며, 소변을 누고 있는 것을 동 상가 지하 1층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피해자 C씨가 발견하고 “계단에서 오줌을 왜 싸느냐 빨리 가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A씨는 “XXX아”라고 욕설을 하며 손바닥으로 C씨의 머리를 2회 때리고, 재차 동 건물 입구에서 건설현장 안전화를 신은 채로 피해자의 허벅지와 양쪽 다리를 수회 걷어찼다.

이로써 A씨는 전십자인대의 부분파열, 좌측 슬관절 무릎의 타박상의 병명으로 약 4주간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울산지법 형사9단독 송영승 부장판사는 지난 11월 8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법원에서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게 되자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가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된다.

송영승 부장판사는 “피고인에게 동종의 전과가 있는 점,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 동기는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에 대하여 화가 났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술에 취해 범행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변명하면서 피해자에게는 돈이 없어 치료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보인 점, 피해자가 입원까지 했음에도 아무런 피해회복을 받지 못한 점, 음주 후 폭력 범행(이른바 ‘주폭’)에 대하여 관용을 보였던 종래의 양형에 대해 적지 않은 비판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약식명령의 벌금을 증액함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2016년 1월 6일 개정된 형법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 2018년 1월 7일 시행)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의 사항을 참작해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벌금형 약식명령에 대한 무분별한 정식재판청구를 방지하기 위해서 2017년 12월 19일부터 벌금형 약식명령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을 경우 벌금액수를 증액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이 개정됐다.
따라서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범법행위에 대해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벌금형 집행유예를 기대하고 정식재판청구를 했다가 잘못하면 벌금이 증액될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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