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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정법원, 전국 첫 소년보호사건 주제 모의재판경연대회 개최

대상 부산여자고등학교 ‘법과 정치’ 팀

2018-08-10 15:01:03

구남수 부산가정법원장이 대상을 수상한 부산여자고등학교 법과 정치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가정법원)이미지 확대보기
구남수 부산가정법원장이 대상을 수상한 부산여자고등학교 법과 정치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가정법원)
[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가정법원(법원장 구남수)은 8일 부산법원 종합청사 301호 대법정에서 전국법원 최초로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소년보호사건을 주제로 한 ‘제1회 청소년모의재판경연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교육감 김석준)과 부산지방변호사회(회장 이채문) 후원으로 열렸다.
부산가정법원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학교나 생활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행 사건에 대한 역할극(모의재판)을 통해 스스로 결론을 도출해 보도록 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비행문제의 심각성과 대처방법을 생각하게 하고, 나아가 소년법 절차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건전한 법의식을 함양시키기 위해서다.

'청소년모의재판경연대회'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은 단순히 소년보호재판의 심리에 참여해 판사에게 보호처분의 의견을 제시하는 '청소년참여법정'과는 다르게, 모의재판 시나리오를 직접 제작하고, 10명 내외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팀원 사이에 역할(재판장, 변호사, 가해 청소년, 피해 청소년, 증인, 참여관, 실무관, 법정 경위 등)을 분담했다.

이번 대회는 부산 지역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을 참가대상으로 13팀이 신청했고, 서면심사를 거쳐 6팀이 본선에 진출해 경연을 펼쳤다.

경연은 부산가정법원 선임부장판사를 심사위원장으로 하여 부산가정법원장 추천 3명(심사위원장 포함), 부산시교육감 추천 2명, 부산지방변호사회장 추천 1명 총 6명의 심사위원이 심사기준[대본의 충실도(30%), 재판 진행의 적정성(20%), 연기 등 표현능력(20%), 기타 팀워크 및 관객의 반응 등(30%)]에 따라 심사했다.
시상식은 이날 오후 5시에 부산가정법원장, 부산시교육감, 부산지방변호사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시상 내역은 대상 1개 팀에게는 부산가정법원장상 및 상금 70만 원, 금상 2개 팀에게는 부산가정법원장상 및 각 상금 50만 원, 은상 3개 팀에게는 부산지방변호사회장상 및 각 상금 30만 원을 시상하고, 각 팀의 지도 교사에게는 부산시교육감상을 수여했다.

청소년모의재판경연대회에 참가한 팀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사진제공=부산가정법원)이미지 확대보기
청소년모의재판경연대회에 참가한 팀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사진제공=부산가정법원)


경연결과, 데이트 폭력을 주제로 한 ▲부산여자고등학교 ‘법과 정치’팀이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둬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금상은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반여고등학교 ‘시나브로’팀, 교권침해를 주제로 한 ▲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 ‘생로법사’팀이 차지했다.

나머지 본선 3팀인 ▲부산남일고등학교 ‘디케의 눈’ ▲학산여자고등학교 ‘어위학산’ ▲부산중앙여자고등학교 ‘로맨스’가 은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김혜원 학생(학산여자고등학교, 팀명: 어위학산)은 “처음으로 우리끼리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그걸 직접 법원에서 실현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 뿌듯하고, 우리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구재경 학생(부산중앙여자고등학교, 팀명 로맨스)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부원들 사이에 견해차도 있었고, 이런저런 연습으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원들 사이에 유대감도 늘었고, 소년재판에 대한 지식도 많이 늘어간 것 같다. 우리 동아리가 모의재판대회에 참가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구남수 부산가정법원장은 폭염도 잊은 채 이번 대회의 준비를 위해 많은 땀을 흘려온 학생들을 격려하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청소년 비행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 해결책을 고민해보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경연대회 대사 중 일부 발췌]

◇A국선보조인 (변호사)

보호소년은 이전에 비행 전력이 없으며 아직 학생의 신분입니다. 수업시간에 교사를 모욕한 점, 차량을 훼손한 점, SNS에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명예 훼손을 한 점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학생의 이러한 행동에는 부모님이 학생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으며, 학생이 교사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로 인한 수치심도 그 배경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보호막이라고 여겼던 가족이나 학교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마음의 상처가 이 학생을 비행의 길로 내몬 것입니다.

◇보호자 (아버지)

아이가 지금까지 친구들과 잘 지내고 학교생활을 잘하기에 혼자서도 잘할 것이라고 잘못된 생각을 가졌나 봅니다. 아이가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해 아내와의 이혼을 택한 것이었는데,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상처였고, 제가 그 빈자리를 다 채워주지 못했습니다. OO아, 내가 너에게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네가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고 합리화만 했구나. 미안하다. 앞으로는 아이에게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아내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비행소년

저까지 짐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이혼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스스로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저의 이런 잘못된 생각이 잘못된 일들을 불러 왔네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미래의 법조인을 꿈꾸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부산법원 대법정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부모의 역할을 맡은 학생은 부모의 무관심과 방임이 비행에 이르게 된 원인이라고 자책하고, 비행소년의 역할을 맡은 학생은 자신의 행동이 가족이나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이해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선보조인의 역할을 맡은 학생은 소년사건의 현상만을 볼 것이 아니라 비행에 이르게 된 원인에 집중해야 된다고 하면서 기성세대의 반성을 촉구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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