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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변호사회, 전국 첫 직장내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피해자 중 55.5%가 변호사, 40.7%는 사무직원

2018-05-03 14:43:38

부산지방변호사회.
부산지방변호사회.
[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방변호사회(회장 이채문)가 전국 변호사회 중 처음으로 실시한 소속 법률사무소 및 법무법인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부산지방변호사회는 ‘(성폭력피해자) Me_too 법률지원단’을 구성,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사 결과 총 27건의 성희롱·성추행 피해 또는 목격사례가 접수됐고, 피해자는 모두 여성, 가해자는 모두 남성으로 나타났다.

직접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피해자 중 55.5%가 변호사였고, 40.7%는 사무직원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는 고용주가 38.5%, 고용주를 제외한 상사가 61.5%(복수응답)로 나왔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가해자는 대부분 업무상 지시·감독권을 가진 자들이었다.

피해사례로는 “성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음담패설, 성적인 몸짓 등을 했다”가 46.2%로 가장 많았고, “이성을 비하하는 기분 나쁜 말이나 욕설을 했다”가 38.5%, “외모나 옷차림, 몸매 등을 평가하여 나를 성적 대상으로 보았다”가 30.8%로 그 뒤를 이었다.

그 외 “성적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회식, 접대 등에 억지로 참석했다거나 참석할 것을 강요당했다(23.1%)”는 응답과 “상대방이 성적 서비스를 요구하는 듯한 말과 행동을 했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무시하고 만나자고 계속 요구했다”,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신체접촉을 했거나 하려고 했다”는 등(각 15.4%) 다양한 형태의 직장 내 성희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복수응답).

피해사례 대부분은 근무시간(36.3%) 혹은 회식, 접대, 야유회 등 근무관련 자리에서 발생했고(45.4%), 근무와 관련 없는 사적인 자리(18.1%)에서도 피해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복수응답).

놀랍게도 직장 퇴사 후 새로운 직장을 알아봐준다는 핑계로 사적인 자리에 사원을 지속적으로 불러낸 사례도 있었다.

또한 성희롱·성추행 피해자들 중 70%는 “성희롱·성폭력을 거부하면 고용 상 혹은 업무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응답했고, 실제 피해자 중에는 가해자(변호사 아닌 상급직원)에 의해 권고사직을 당한 사례도 나왔다.

한편 변호사가 여자 변호사들에 대해 성희롱으로 볼 수 있는 언동을 자주 한다는 내용, 사무장이 근무 중 부하직원을 강제로 껴안고 사내 휴게실에 따라 들어와 기습키스를 시도했다는 내용이 각 가해자 실명과 함께 접수되기도 했다.

전자의 경우 피해자가 시정을 요구함에 따라 부산지방변호사회는 사실관계 확인 후 해당 변호사로 하여금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하도록 했다.

피해자가 형사고소를 희망하고 있는 후자의 경우에는 부산지방변호사회의 ‘(성폭력피해자) Me_too 법률지원단’을 통해 고소대리 등 피해자 법률구조를 실시할 예정이다.

부산지방변호사회는 이번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회원(변호사) 및 사무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성평등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변호사회 소속 인권위원회 산하에 ‘성폭력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노동인권소위 위원장 정상규 변호사는 “이번 실태조사가 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모든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등이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성희롱·성폭력의 예방, 피해자의 구제와 보호 및 가해자에 대한 징계 등을 심층적으로 고민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인권위원회 산하 노동인권소위원회( (위원장 정상규 변호사, 간사 정희원 변호사)주관으로 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등에 근무 중인 변호사 및 사무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6일까지 진행됐다.

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는 791명(여 변호사는 100여명)이고 사무직은 1438명이다. 52명(변호사 40명, 사무직원 12명) 가운데 27명이 익명으로 피해를 신고했고 이중 실명은 2명이다.

노동인권위원회 간사인 정희원 변호사는 “이번 실태조사는 주로 소규모의 인적결합으로 이루어진 법률사무소의 특성 상 직장 내 성희롱 등의 피해가 은폐되기 쉽다는 점을 고려하고, 성희롱․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법률지원의 소명을 다해야 하는 법률가단체로서 먼저 스스로의 내부 문제를 들여다보고 자정 노력을 기울이는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서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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