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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기수 원장, 지방이야기] "지방흡입과 지방이식을 다시 이야기하다"

2018-04-19 00:31:34

(사진=FATS 학회 성기수 부회장/ 라일락BLC클리닉 원장)이미지 확대보기
(사진=FATS 학회 성기수 부회장/ 라일락BLC클리닉 원장)


기초가 탄탄하다고 광고하는 학습지를 본 적이 있다. 물론 기초가 중요하지. 토대가 든든하면 어떤 응용도 그리 어렵지 않게 적응, 이용이 가능할 거라고 보는 건 상식적인 식견을 가진 경우라면 대부분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근데, 이게 남 이야기일때는 판단이 쉬운 상황임에도 불고하고, 막상 자신에게 닥치면 감정적으로 혹은 귀에 잘 들리는 말에 쉽게 판단이 흐려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어쩌면 나 자신도 그럴지도 모르겠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수술이라는, 그 중에서도 지방흡입과 지방이식, 막연한 미지의 세계에 접하게 되면, 의지할 곳 없는 일엽편주와 같은 마음은, 그저 쉽고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얘기만 나오면 그리 판단이 쏠려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의사가 수술하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완벽할 수가 없고, 자신의 역량에서 최선의 진료를 하는 것이 현실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인데, 막상 할인 서비스가 어떻게 제공되고, 무슨 잘 들어보지 못한 용어들에 특별한 기대를 한다거나, 이 병원에서만 가능한 시술이라거나, 최초로, 혹은 완벽한 등의 용어에, 합리적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워지는 모양이다.

지방흡입과 지방이식은 환자분이 의료진을 믿고 시술을 맡기는 일종의 합의이다. 그러나 가끔씩 너무 지나친 기대를 가지고 상담을 오는 분들을 보면, 솔직히 그런 정도는 신만이 가능할 것이며, 결과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를 꺼내기가 부담스러운 상황들이 생기게 된다.
그것이 그냥 지방흡입이든, 아니면 워터젯 지방흡입이든, 지방흡입을 통해 허벅지의 지방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빼 달라는 고객의 요구를 말 그대로 들어주어야 할까? 그러면 근육이 그대로 노출되어 우락부락한 근육형 허벅지가 드러날 텐데, 이게 과연 여성스런 허벅지 라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방흡입의 부작용으로 피부가 손상되어 까맣게 번들거리는 결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분일까?

피부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지방만을 남기고 가능한 지방조직들을 제거하겠지만, 라인이 일자로 살아나는 시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을 해 주면, 이해를 하는 듯한 눈빛과 오히려 실망하는 듯한 인상이 동시에 뿜어져 나온다. 내 설명이 그리 믿음직하지 못했나? 의아스러워진다.

팔 아래쪽과 뒷부분은 지방흡입이 가능하지만, 어깨 근육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그것이 그냥 지방흡입이든 아니면 워터젯 지방흡입이든, 지방흡입이 불가능한 부분이라 팔 지방흡입은 효과가 떨어진다는 분들과 상담을 할 때는, 또 반대의 기분을 느끼게 된다.

팔도 360도 돌아가면서 다 흡입해 주고, 아울러 가슴으로 이어지는 애깃살 부분이나, 등으로 이어지는 겨드랑이 부분을 같이 라인을 살려야 한다고 얘기하면, 뭐나 더 걸어서 시술할려는 의사로 보는 눈길을 따갑게 느낄 때도 있다. 그래도 어찌하겠나, 충분히 설명은 하고 상담도 하고, 결론은 고객의 몫인지라, 난 그저 오늘도 기초에 충실할 수밖에…‘많이 빼 주세요’, 라고 얘기하신다면, 제 대답은 ‘예쁘게 빼 드릴께요, 그리고 최선을 다해 지방흡입을 진행하겠습니다’ 입니다.

글: FATS 학회 성기수 부회장/ 라일락BLC클리닉 원장 (로이슈 의료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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