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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반포주공1단지, 조합원들 ‘깜깜이 투표’ 우려

무상 특화내역, GS건설은 세분화해 ‘공개’ VS 현대건설은 뭉뚱그려 ‘비공개’

2017-09-17 14:01:41

단지 내부는 기존과 달리 한산함 그 자체였다.(사진=최영록 기자)
단지 내부는 기존과 달리 한산함 그 자체였다.(사진=최영록 기자)
[로이슈 최영록 기자] 지난 14일 정부와 서울시가 서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에서 현대건설의 ‘이사비 7000만원’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나섰다. 다음날 현장을 찾았는데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낳은 탓인지 홍보감시단만 활동하고 있을 뿐 단지 내부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러다 한 전단지가 눈에 띄었다. GS건설이 입찰제안서, 특화도면, 특화산출 내역서 등을 상호 교환하자고 요청했지만 현대건설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조합원들은 의결권 행사까지 열흘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조건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깜깜이 투표’가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하고 있었다.

현대건설에 특화 내역을 요구하는 GS건설의 전단지.(사진=최영록 기자)
현대건설에 특화 내역을 요구하는 GS건설의 전단지.(사진=최영록 기자)
지난 11일 GS건설은 ‘공동사업시행자 입찰서류 상호 교환 요청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을 조합에 보냈다. 입찰서류 교환은 조합원들이 상품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돕자는 차원으로 최근 조합들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 공문에는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의 입찰제안서, 특화도면, 특화산출 내역서 등 서류를 서로 교환할 수 있도록 조합이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역시 정보를 보다 정확하고 투명하게 전달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자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현대건설은 아직까지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상호 간에 세부내역을 교환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비쳐진다.

총회 책자에 수록된 양사 비교표.(사진=최영록 기자)
총회 책자에 수록된 양사 비교표.(사진=최영록 기자)
이런 가운데 GS건설(기호1번)과 현대건설(기호2번)의 사업조건을 한눈에 대조할 수 있는 입찰제안서 비교표가 최근 공개됐다. 그러나 비교표를 접한 대다수 조합원들은 유독 현대건설의 무상 특화계획 세부항목이 경쟁사 대비 빈약해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지 내 한 조합원은 “현대건설은 이사비 7000만원을 공짜로 주겠다고만 홍보할 뿐 비교표를 보면 한 마디로 허술하기 그지없다”며 “이같은 현대건설의 무성의한 태도에 대다수 조합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비교표를 보면 조합원들에게 제공하는 무상 특화계획으로 상가를 포함해 GS건설은 2957억여원을, 현대건설은 5026억여원을 각각 책정했지만 세부항목에서는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GS건설이 항목별로 쪼개 가짓수가 많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비교표를 접한 조합원들은 세부항목을 알지 못하다보니 이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작 내 돈 들여 지어야 하는 아파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더구나 당초 조합이 기본품목으로 정한 ‘외산 주방가구’까지 특화항목으로 소개하고 있어 조합원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조합 관계자에게 물었는데 유독 현대건설만 공개를 꺼리고 있다는 답변을 듣게 됐다.
한 조합 관계자는 “당초 양사 모두 특화계획에 따른 총 공사비만 적시한 상황이어서 조합원들이 비교표를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양사에 요청했다”며 “그런데 GS건설과 달리 현대건설은 이같이 뭉뚱그려 제안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의 특화설계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특화설계를 통해 총 5400여 세대 중 55%가 넘는 3000세대에서 한강 조망권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한강이 일부 보이는 세대도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고 조합원들은 지적한다.

현대건설의 사업제안서 3권 9번째 페이지.(사진=최영록 기자)
현대건설의 사업제안서 3권 9번째 페이지.(사진=최영록 기자)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현대건설의 이사비 7000만원이 공사비에 포함된 것인지, 아니면 특화계획에 포함된 것인지에 대한 공방도 여전하다. 비교표에서는 이사비 7000만원이 특화계획 항목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전체 4권으로 제작된 사업제안서(3권)에서는 총 공사비 2조6000억원 내에 순공사비와 이사비 7000만원, 금융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표기돼 있어 조합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는 오는 26일 부재자 투표를 실시하고 다음날 27일에는 총회를 열어 최종 시공자를 결정지을 예정이다. 그러나 한쪽은 세부내역을 공개하겠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비공개로 나서고 있어 조합원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영록 기자 rok@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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