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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구준법지원센터 김달곤 집행과장 '국민공모제 농촌봉사활동'

2017-06-07 12:42:28

김달곤 집행과장
김달곤 집행과장
[로이슈 전용모 기자] 오늘은 농촌사회봉사활동 현장에 나가기로 하고 7시까지 청사에 출근을 했다. 일률적으로 청사에 집결하는 권위적 행정을 탈피하고 배려행정의 일환으로 사회봉사(법원에서 집행유예 자들에게 명령하는 봉사활동) 대상자들이 집결하기 용이한 상인전철역 부근에 도착하니 8시 10분전, 사회봉사자 11명과 직원 2명이 미니버스를 타고 8시 정각에 다시 출발하여 9시 10여분 전에 도착한 곳은 성주군 단위농협이었다.

농협의 대민지원 담당자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은 농협에서 10여 Km 떨어진 한적한 산골 농가였다. “우리 농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며 인사를 하는 60대의 농장주가 반겨주면서, 오늘은 좀 힘든 작업이라고 미리 알려주었는데, 그것은 산기슭에 위치한 더덕이 심겨진 밭의 잡초제거 작업이었다. 보통 농촌사회봉사활동은 두 부류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규모가 비교적 큰 농장은 농협이 알선하여 사회봉사가 이루어지며, 독거 노인 등이 경작하는 소규모의 농지에는 국민 누구나 신청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국민공모제로 봉사활동이 이루어진다.
작업량을 감안해 오전에는 전원이 더덕 밭의 잡초제거 작업에 참여했다. 손자뻘 되는 젊은 대상자와 할아버지 및 중년의 아저씨 등 다양한 연령대의 대상자들이지만, 나이를 초월해 함께 어울려 작업에 열중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누면서 오전 일과를 마쳤다. 산을 내려오면서 다정히 손을 잡고 걷는 청년과 할아버지 사이에는 가족이라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농촌봉사의 또 하나의 특징은 다른 사회봉사와는 다르게 사회봉사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물론 직원들은 개인 출장비에서 별도로 계산을 한다. 사회봉사자들에게 제공되는 점심식사는 농협중앙회에서 지원하는 재정으로 이루어지는데, 그들에게 점심이 지원되는 큰 의미는 농가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데에 있다. 우리는 기꺼이 차량을 이용해 10여 Km 떨어진 읍내로 가서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오후 일과는 직원이 둘로 나뉘어 사회봉사자 9명은 더덕이 심겨진 밭으로 향했고, 나머지 2명은 나와 함께 마을 이장님을 따라 나섰다. 마을회관까지 1Km 이내의 거리라고 생각하고 내려간 거리는 무려 3Km가 넘어 보였다. 국민공모를 신청한 독거 할머니의 조그마한 들깨 밭의 잡초제거 작업량을 감안해 마을회관의 유리창 닦기 등 대청소를 한 후 이장님의 안내에 따라 할머니의 밭으로 갔다.

2시간 정도에 걸친 잡초제거 작업이 진행됐고, 작업이 끝날 무렵에는 간식을 준비하지 못해 미안해 하시면서도 할머니의 진심어린 감사의 표현에 봉사자들의 육체적인 고통은 사라지고 모두가 보람된 일과를 마칠 수 있었다.
사회봉사와 수강을 담당하는 과장인 나로서는 담당직원이 연가나 출장으로 부재 시나 필요시에 한 번씩 농촌봉사현장에 참여하지만, 특히 직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감독하고 참여하는 직접집행이라고도 말하는 농촌봉사활동 현장에서의 사회봉사담당자는 사회봉사자는 물론 자원봉사자를 포괄하는 봉사자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사회봉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재범방지에 있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그들이 자원봉사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가 늘어나 밝은 사회가 되고, 아울러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일조하는 사회봉사 담당공무원이야말로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라도 미소가 가득한 나날이 될 것이라 확신하는 바이다.

-대구서부준법지원센터 집행과장 김달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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