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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변호인 손범규 “검사님들과 검찰가족에 경의 표한다”

2017-03-22 19:21:01

[로이슈 신종철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 변호인단의 손범규 변호사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신 검사님들과 검찰 가족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손범규 변호사(사법연수원 28회)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에서 법률 대리인단에서 활동했고,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형사사건과 관련해서는 변호인단에서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다.
손 변호사는 박근혜정부에서 2013년 7월 ~ 2015년 7월까지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손범규 변호사
손범규 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은 3월 21일 오전 9시 23분께 청와대에서 제공한 경호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파면’ 된지 11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미리 나와 대기하던 임원주 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의 안내로 10층으로 올라갔다.

조사에 앞서 1001호 조사실 옆 1002호 휴게실에서 특별수사본부 부본부장인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검사장)와 10분가량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정장현ㆍ유영하 변호사가 동석했다.

조사는 오전 9시 35분경부터 1001호실에서 시작됐다. 조사는 형사8부 한웅재 부장검사가 검사 1명, 참여수사관 1명과 함께 진행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서는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시 30분가량 오전 조사를 받은 뒤, 12시 5분부터 1시 10분까지 점심식사와 휴식 시간을 가졌다.

1시 10분부터 시작된 오후 조사는 4시간 25분 동안 이어지다가 저녁식사를 위해 오후 5시 35분쯤 중단됐다.

조사는 저녁 7시 10분부터 재개됐다. 한웅재 부장검사의 조사는 이날 오후 8시 35분에 끝났다.

한웅재 부장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기업들을 상대로 최순실씨(구속 기소)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기금을 출연하도록 강요했다는 혐의 등을 조사했다.

박 전 대통령은 5분간의 휴식을 가진 뒤 특수1부 이원석 부장검사로부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8시 40분부터 재개된 조사는 밤 11시 40분에 종료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점심 및 저녁식사 시간과 조사 중간에 10~15분 정도의 휴식 시간을 포함, 검찰청 출석부터 조사 종료까지 총 14시간 17분 정도 걸렸다.

잠시 휴식을 가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변호인들과 함께 조서를 열람하며 7시간 넘게 면밀하게 검토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답변은 검사에게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22일 오전 6시 55분께 검찰 청사를 떠났다.

검찰에 머문 시간은 총 21시간을 넘겼다.

다만 조서 검토 7시간 10분, 점심시간 1시간 5분, 저녁시간 1시간 35분, 휴식시간 등을 빼면 실제 조사를 받은 시간은 11시간 정도로 추정된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 손범규 변호사가 22일 새벽 12시 53분께 취재진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자의 내용은 “악의적 오보, 감정 섞인 기사, 선동적 과장 등이 물러가고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신 검사님들과 검찰 가족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이 진술한 조서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10일 파면된 후 청와대에서 퇴거한 지난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들어갔다.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택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손범규 변호사가 언급한 ‘진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실’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측이 “검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22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무슨 말인지 취지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조사가 시작된 이후 기자단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이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아 영상녹화는 하지 않기로 함”이라고 전했다.

이에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 측에서 조사에 대해 영상녹화(녹음ㆍ녹화)를 거부하는 내용으로 보도하자, 정치권과 인터넷 등에서는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손범규 변호사는 즉각 기자들에게 “녹화를 거부한 사실 없음”이라고 반박하는 문자를 보냈다.

손 변호사는 “법률상 피의자에게는 검찰이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그냥 녹화할 수 있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의 여부를 물어 왔음, 그에 대해 부동의함을 표시함”이라고 설명했다.

손범규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를 두고 녹화 거부한 거라고 한다면 난센스”라고 밝혔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황제조사라고 발끈했다.

누리꾼들은 국회에서 탄핵소추되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과정을 영상녹화하지 않고, 조사실 옆에는 침대까지 마련하는 등 검찰이 그렇게까지 예우해 줄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난했다.

누리꾼들은 대통령으로서 위헌ㆍ위법적인 불법행위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공직에서 불명예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다.

판사 출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판사 출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판사 출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박근혜 피의자의 변호인으로부터 경의를 표시 받은 검찰이라. 특검과 달리 선동적인 과장이 없었다는 손범규 변호사의 문자메시지는 (조사를 담당한) 두 부장검사의 조사 태도만을 말하는 건 아닐 겁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뇌물수수와 제3자 뇌물수수 부분에 있어 검찰이 특검의 판단을 수용했다는 흔적은 없다. 삼성을 피해자로 본 특수본과 뇌물공여자로 본 특검, 같은 사실관계를 두 기관이 조사해 각자 판단하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공소장 변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대적인 반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범계 의원은 “박 전통(전 대통령)이 6시간 동안 조서를 꼼꼼히 읽고 수정할 것은 수정한 것은 많은 진술을 했다는 거죠. 두 부장검사는 이것을 대부분 조서에 담았다는 것이구요. 13개 항목의 범죄사실을 15시간 조사한 것은 긴 시간이 아닙니다”라면서 “참회와 사죄가 아닌 부인과 변명 이에 기초한 법정투쟁이 장기화 되겠군요. 박근혜 시즌 2입니다”라고 적었다.

또한 방송에서 시사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양지열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檢에 경의 표한 朴 변호인.. 檢은 “이해 안돼, 수사는 원만”>라는 기사를 링크하면서 “손범규 변호사님 혹시 X 맨 아닌지 궁금해지네요”라고 지적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많은 국민들이 구속을 지지하는 동시에 검찰에 대한 불신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데... 검찰에 고마움을 표시한다? 이 상태에서 검찰이 영장 청구 안 하면 당연히 국민들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죠. 검찰로 하여금 (구속영장청구) 안 할 수가 없게 만드는 일인데...”라고 짚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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