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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군맹무상(群盲撫象)

2017-02-10 09:48:16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람들이 무리를 이뤄 우물가에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은 궁금증이 생겼다. 그들은 이내 좁은 우물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우물 안으로 들어간 그들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박장대소하면서 낄낄대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그들의 행동이 참 기이하다고 생각했다.

우물 안에서 나온 그들은 장님 흉내를 내면서 대장 장님을 필두로 이상한 몸짓을 하며 마을을 헤집고 다녔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이 참 괴상망측하다고 생각하며, 혀를 끌끌 찼다. 그러나 그들은 마을 사람들의 생각과 보는 눈에는 상관없이 그들만의 이상한 행동에 심취하여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반복하고 다녔다.
이 우스꽝스러운 행동은 2016년 4월 8일 광주고을에서 방점을 찍었다. “어느 분이 광주고을 사람들 앞에서 포효했다. “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습니다.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습니다. 저는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 분께 그러한 말을 하도록 국민이나 광주고을 사람들이 강요한 적이 없다. 무리를 이뤄 마을 우물 안에서 이상한 행동을 한 무리들과 상의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분 스스로, 자발적으로, 아주 적극적으로 광주시민에게 이런 사자후를 토해냈다.

20대 총선의 결과가 백일하에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 더민주당은 호남에서 참패했고, 호남의 민심을 얻지 못했다. 전국 정당득표율도 꼴찌나 다름없는 3등을 했다. 그분은 자신의 말대로 정계은퇴에 대한 완벽한 조건이 충족되었다. 그런데 그분은 은퇴를 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차버렸다.

그분과 소경놀이하던 친위부대들이 나타나 천박한 논리로 그분을 옹호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소경이라는 점을 망각한 채, 국민들을 바보로 생각한다. 총선결과에서 보듯 국민들은 정치인들 보다 훨씬 더 진보하고 앞서간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그런데도 이들은 여전히 소경놀이에 열중하고 있다. 그들의 천박한 논리 “야권통합”은 전 국민을 우물 안에 가두고 말겠다는 소시오패스적 발상일 뿐이다.
호남의 민심을 얻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고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그분 스스로 자발적으로 밝힌 말씀이다. 국민들이, 광주 시민들이, 호남시민들이 그분에게 그렇게 말하도록 강요한 적이 없다. 그러함에도 그분은 자신이 사자후를 토해낸 말에 여전히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총선결과에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그분은 결과책임에 대해 너무나 자유롭다. 단 한 번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국민들은 그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매하지도 바보스럽지 않다. 국민들은 그대들을 아주 우매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높은 산에서 하늘을 바라 봐도 다 볼 수 없는데 우물 안에 들어가 하늘을 보고 있는 그대들을 국민들은 바보집단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

군맹무상(群盲撫象) “ 여러 소경이 코끼리를 만진다” “모든 사람을 자신의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그릇 판단한다” 군맹무상의 우두머리 그 분은 스스로에 대해 한없이 부끄러워해야 한다.

더 이상 좌정관천 놀음에 빠져있는 사람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미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거만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고, 기자들의 질문을 지나치게 차단하려 한다는 말도 들린다. 일국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분의 언론관이 심히 우려스럽다.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과 공감능력 부재로 온 나라가 절제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만병의 근원이 불통에서 비롯되었고, 언론에 재갈을 물려 국민을 우민화시키려 해서 생긴 패악이다. 반면교사로 삼지는 하지 못할망정 패권에 매몰되어 불통의 정치를 답습한다면 그런 사람은 국민의 리더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국민들은 건강하고 상식적인 소통을 원한다. 특별한 소통과 공감능력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상식적인 소통능력과 공감능력이 없다면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심종기 칼럼니스트
심종기 칼럼니스트
칼럼니스트 심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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