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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서 부산구치소장 “수용자들의 건강한 사회복귀가 우리의 사명”

2016-11-20 18:49:32

교도관으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일하면서 수용자들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박호서 부산구치소장.이미지 확대보기
교도관으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일하면서 수용자들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박호서 부산구치소장.
[로이슈 전용모 기자] “못난 아들이라고 내치지 않듯이 한순간의 실수로 들어온 수용자들을 끝까지 우리가 안고 이들이 건강하게 사회로 돌아 갈 수 있도록 교화하고 도와주는 성직자 같은 역할은 누군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9월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해 제60대 부산구치소장으로 부임한 박호서 소장의 소명의식에 가득찬 말이다.
-가족 같은 애정과 관심이 수용자들의 마음 움직이게 해

“가족과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을 우리가 가족같이 애정과 관심을 주면 이들의 절망감도 해소되고 삶에 대한 애착도 생기는 법입니다. 그래서 교도관들이 필요한 것입니다.”부하직원이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생길정도의 마음가짐과 인격을 갖춘 직원도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그다.

박호서 부산구치 소장은 1964년 경상남도 산청 출신으로 부산동성고와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수료했다. 국방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하기도 했다. 1996년 행정고시 39회로 교정관에 임용, 2008년 서기관으로 승진한 뒤 경주교도소장, 김천소년교도소장, 춘천교도소장, 대구지방교정청 보안과장, 부산교도소장을 역임했다. 올해 부이사관으로 승진, 창원교도소장을 거쳤다.

-소년수형자들의 참회의 눈물 보며 교도관으로서의 사명감 되새겨
특히 2012년 11월 29일 박 소장이 김천소년교도소 소장 때의 일을 잊을 수 없다며 그 당시의 일화를 떠올렸다.

박 소장은 익명의 독지가가 소년수형자들을 위해 내놓은 자신의 퇴직금 30억원을 천주교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인 김성은 신부를 통해 전달받고 독지가의 뜻에 따라 ‘제로(0)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의 교정프로그램인 제로캠프 발대식을 가졌다. 운영위원장에는 국민배우 최불암 씨가 맡았다.
또 박 소장의 대학후배인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부장판사도 이곳을 찾아 강의를 하기도 했다는 것.

이를 통해 소년들의 참회의 눈물과 희망을 봤다. 교도관으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을 다시 한 번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소년수형자들의 참회의 눈물 보며 교도관으로서의 사명감 되새겼다고. 이미지 확대보기
소년수형자들의 참회의 눈물 보며 교도관으로서의 사명감 되새겼다고.
4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부산구치소에는 2300여명(여성수용자180여명)의 수용자가 있으며 570여명의 교정직 공무원들(여교도관 50여명)이 4부제 근무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수용자들은 끝까지 우리가 안고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이곳에 다문화가족이 수용돼 있는데 출입국 관리소에 협조를 요청해 추방을 연기시키기도 했다. 가족과 연락이 끊긴 수용자들을 위해 동사무소에서 확인돼 대신 찾아주기도 한다. 이 또한 수용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이나 소외감, 절망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는 게 박 소장의 설명이다.

-상담을 통해 수용자들의 일거수일투족 챙겨...인권보호에도 남다른 관심

원양어선 베트남 선원 난동 원양어선 한국인 선장·기관장을 살해한 베트남 선원 2명이 부산구치소에 있는데 한 명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특별한 관심을 주고 있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에서 아내가 잘 있다는 것을 프린트해 보여주기도 할 정도다.

이렇다보니 박 소장은 상담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래서 수용자들이 입소부터 출소까지 상담을 통해 풀어나간다. 특히 이혼 소장이 들어오는 경우는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구금생활로 경제력을 잃은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혼까지 통보해 오면 수용자들은 모든 것을 놓고 싶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절벽에서 밀어버리는 셈이라는 얘기다.

“수용자들은 우리가 끝까지 안고가야할 존재”라고 강조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수용자들은 우리가 끝까지 안고가야할 존재”라고 강조하고 있다.
-돈 한 푼 없는 수용자들에게는 교화위원들과 결연 맺어 줘

수용자들 중에는 가족과 사회에서 버림받고 영치금조차 한 푼도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구치소 종교위원, 교화위원들과 결연을 맺어주어 자신이 버림받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관심을 놓지 않는다.

또한 가족관계회복을 위해 사회적 약자(장애인, 아동·청소년, 노약자, 다문화 가정 등) 배려 가족접견, 가족만남의 날, 19세 미만수용자들 격려의 날도 운영한다. 수용자들의 심성순화를 위한 초청공연은 물론 출소예정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 등을 통해 사회복귀를 돕는다.

-묵묵히 생활하는 침묵하는 다수에게 세심한 관심

직원들에게도 목소리 큰 사람에게 집중하다 보면 성실하게 묵묵히 생활하는 침묵하는 다수에게 관심이 분산 될 수밖에 없어 이들에 대한 관심을 더 세심하게 기울일 것을 주문한다.

여기에 수형자들의 인권보호에도 앞장 서줄 것을 당부한다.

간혹 별다른 이유 없이 교도관을 괴롭힐 목적으로 투정, 억지, 고소·고발이나 인권위 진정 등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수용자들이 우리의 진심을 몰라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귀띔한다.

부산구치소에는 의사, 공중보건의, 약무관 등 5명이 상주하며 출퇴근하고 야간에는 응급구조사와 간호사가 상주하며 수용자들을 돌보고 있다.

하루 투약인원은 33%로 700여명이다. 그런데 일부는 구금스트레스를 과잉진료 등 의료서비스 요구로 푸는 수형자들도 있다고 한다. 간혹 외부병원에서 MRI를 찍거나 치료를 받을 경우 개인 영치금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도 알려줬다.

목소리 큰 사람보다는 묵묵히 생활하는 침묵하는 다수에게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목소리 큰 사람보다는 묵묵히 생활하는 침묵하는 다수에게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많은 금액의 영치금은 담당자에게 문의하면 바로 알려줘
-칫솔, 무늬 없는 안경, 교양도서, 가족사진만 반입가능


또한 구치소 안에는 군대 PX와같은 저렴한 가격의 구매물품이 전시돼 있어 면회자가 구입해 넣어주면(1회 5만원) 수용자가 영치금으로 주문(1회 2만원 한도, 소위 갑질 예방차원)해 구입해 먹을 수 있다. 내복, 이불, 속옷, 통닭, 과일, 과자, 계란, 빵, 우유 등 제품도 다양하다. 또 책이나 신문 등도 신청해서 받아 볼 수 있다.

칫솔(5개), 무늬 없는 안경, 교양도서(30권, 만화책가능, 외설도서 및 잡지제외), 가족사진(100장 이내, 앨범 가능)은 넣어줄 수 있으며 그 외는
반입금지다.

영치금은 수용자 통장에 잔고가 300만 원 이하 일 경우에만 입금이 가능하다. 온라인입금이나 직접 면회 가서 입금이 가능하지만 혹 많은 금액일 경우는 영치금 담당자에게 문의하면 알려준다.

-접견 할 때 가급적 즐겁고 희망적인 얘기해 줘야

면회객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전했다. “접견을 할 때 수용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가급적 즐겁고 희망적인 얘기를 해주고 걱정거리나 고민거리의 얘기는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혹시 수용자로부터 불안한 증세나 이상한 느낌이 든다면 언제든지 구치소에 알려주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술을 너무 많이 드시고 오는 분들이 계신데 이러면 오히려 수용자들에게 민폐가 되는 경우가 있으니 자제해 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주중 및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반 접견을 실시하는데(일요일 및 공휴일 제외) 수용자들이 많다보니 시간은 7분(예약 10분)이다. 하루 850건 정도다.

또한 장소변경접견은 일반 접견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사유가 발생해 접촉차단시설이 없는 장소에서 접견이 필요한 경우나 개방처우급 수형자의 가족(월 1회에 한함) 등 특별한 경우에 한해 30분 이내로 면회시간을 준다.

수용자들의 인권보호에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박호서 소장.이미지 확대보기
수용자들의 인권보호에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박호서 소장.
-수용자들이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돌아가도록 끝까지 함께 가야

박 소장은 부산에서 노모와 함께 캠퍼스커플인 은행출신 아내와 아들 2명(대학1년, 예고2년)을 두고 있다. 예고 다니는 아들이 1~2등급 수재들이 다닌다는 문화재청 산하 전통문화예술대학(충남 부여소재)으로 진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아들에게 항상 책임감을 강조한다. 시류에 끌려가기 보다는 자기인생의 주인이 돼야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고.
영화보기를 좋아하고 한 때 통기타 동호회에서 기타를 배우기도 한 낭만적인 면도 있다. 매일 정류장에서 자택까지 30분간 걷기 운동으로 건강을 다진다.

“교도관으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일하면서 수용자들이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돌아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호서 부산구치소장은 교도관으로서의 소명의식과 자부심 또한 남다르다는 평을 얻고 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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