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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민정수석 하찮은 존재…교만” 우병우 사퇴 압박

2016-08-24 10:11:23

[로이슈 신종철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4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대한민국 법치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싸잡아 비판해,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그는 “민정수석과 특별감찰관은 대단한 고위직 공직자이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다”며 “‘나는 임명직이니 임명권자에게만 잘 보이면 그만이다’는 생각은 교만”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민심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정진석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고, 현재 새누리당 지도부의 핵심인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인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18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민정수석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을 때, 정진석 원내대표는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 제도는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를 다루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낸 제도”라며 “특별감찰관의 이번 조치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반면 “특별감찰관의 수사의뢰가 제기된 상황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이) 직책을 계속한다는 것은 법리상 국민정서상 불가하다”, “자연인 상태에서 자신의 결백을 다투는 것이 옳다”며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그 사이 청와대에서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해 감찰 누설 등으로 ‘국기문란’, ‘묵고할 수 없다’ 등의 강경한 입장이 나오고, 대검찰청(총장 김수남)이 23일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꾸려 우병우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함께 수사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자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물론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사퇴 촉구 입장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는 임명직이니 임명권자에게만 잘 보이면 그만이다’는 생각은 교만”이라는 대목은 우병우 수석에게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다만 비판 대상에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포함시킨 뉘앙스다.

정진석 원내대표의 입장이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정진석 원내대표(사진=새누리당)이미지 확대보기
정진석 원내대표(사진=새누리당)
24일 정진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통령 민정수석의 진퇴, 특별감찰관의 직무 부적합 언행이 논란”이라며 “나라가 온통 이 문제로 시끄럽다”고 우병우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지목했다.

정 원내대표는 “두 사람 모두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라며 “한 사람(우병우)은 대통령의 고위직 참모이고, 한 사람(이석수)은 대통령 고위직 참모들의 비위를 감찰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공직자”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변에서 ‘민정수석이 그렇게 센 사람이냐?’, ‘특별감찰관이 그렇게 대단한 자리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저는 이 두 사람이 대한민국 법치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우리나라는 왕이 없는, 국민이 주권자인 공화국”이라며 “주권자인 국민은 자신의 주권을, 대통령과 국회에 잠시 위탁한다. 그게 선거고, 대의민주주의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자신의 권한을 잠시 맡겨둔 대리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300년 전 맹자는 “백성은 무겁고, 왕은 오히려 가볍다”고 했습니다. “저잣거리의 건달이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황제가 되고, 그 황제의 마음을 얻으면 공경과 대신이 된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백성이 권력의 원천이고, 왕은 하찮은 존재라는 게 맹자의 가르침이다”라며 “국민이 주권자임을 헌법에 규정한, 대한민국에서는 더 말할 것이 없다. 국민이 무겁고 공직자는 가볍다”고 환기시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민정수석과 특별감찰관은 대단한 고위직 공직자이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다”며 “그게 대한민국을 작동하게 하는 원리”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선출직 공직자든, 임명직 공직자든 임명권자는 국민이다”라며 “‘나는 임명직이니 임명권자에게만 잘 보이면 그만이다’는 생각은 교만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국민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 공직자는 자신을, 자신이 몸담은 조직을,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사람들”이라며 “민심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끝으로 “공직자의 공인의식을 생각케 하는 시절입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미지 확대보기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한편, 전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3시간가량 길게 진행됐다.

회의에 참석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오늘 최고위에서 우씨 성을 가진 사람의 얘기는 전혀 안 나왔다”며 “정책과 민생 현안을 밀도 있게 토론하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과 억양에서는 우병우 수석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를 겨냥한 애두른 반어적 화법으로 해석됐다.

앞서 지난 18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우병우 민정수석의 의경 아들에 대한 ‘꽃보직 전출 논란’에 직권남용 혐의를, 그리고 가족기업인 ‘정강’에 대해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며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 제도는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를 다루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낸 제도다. 특별감찰관의 이번 조치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현직 민정수석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고 짚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민정수석은 정부 사정기관 지휘 책임은 물론 공직기강 확립, 공직자 검증, 국민 여론 동향 파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며 “특별감찰관의 수사의뢰가 제기된 상황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이) 직책을 계속한다는 것은 법리상 국민정서상 불가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우병우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주는 부담감을 고려해, (민정수석 자리를 내려놓고) 자연인 상태에서 자신의 결백을 다투는 것이 옳을 것”이라며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18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8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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