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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더민주 전당대회를 바라보며..."

2016-08-16 09:55:44

[칼럼]"더민주 전당대회를 바라보며..."
"재를 털어야 숯불이 빛난다" 자기를 반성하고 자기의 약점과 허물을 없애버려야 자신을 더 빛낼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북한의 속담이라고 한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거나 주장하기에 앞서 자신의 지난 실수나 허물은 털고 가야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참 더민주의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데, 당권주자들 모두가 (당 내 대선경선에서)공정한 경쟁을 외치고 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분명하게 해놓아야 할 것이 있다. 앞으로 공정성을 확보하겠다고 주장하기 전에 앞서, '2012년 총선의 공천 및 대선후보 경선에서의 공정성 여부'에 대한 각자의 입장과 반성을 확실히 해놓고 '공정한 경쟁'을 운운해야한다.
20대 총선에서 더민주가 얻은 제1당의 지위는, 더민주의 능력으로 이룬 것이 아님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민심을 완전하게 잃어버렸고, 20대 총선 비례투표결과는 3등인 정당이다. 그러므로 당권경쟁자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임하기 전에 지난 패배와 행보들에 대해서 각자 최소한의 반성과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현재 더민주 당권경쟁자들은 각자가 '이기는 정당'(추미애 후보), '대선승리'(김상곤 후보), '건전한 경쟁구도‘(이종걸 후보) 등을 말하고 있으며, '당내 대선경선에서의 공정경쟁'을 공통으로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그렇다면 2012년 대선경선에 대한 입장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각자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이 진짜로 공정한 것을 뜻하는지 알 수가 없다.

2012년은 문재인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맞춤경쟁이나 다름없었다. 더민주 자체에서도 문제가 많았음을 알고 지금은 폐기한 선거인단제도 부터 시작하여, 당시 여기저기에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문재인 전 대표는 반성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20대 총선에서 친노 세력의 공천권 확보를 위해 2015년 2.8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를 했었다.

당시 당대표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주장했던 메시지가 '승리하는 정당'이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친노 세력과 문재인 대선후보가 주축이 되어 진행함으로써 연거푸 패했었는데도 '승리하는 정당'을 주장한다함은, 실제로 보여준 결과와는 다른 헛된 구호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당대표가 된 후에 진행된 재보궐 선거에서 '4대0' 패배를 겪었다.
그런데 지금 추미애 후보 측의 구호가 '이기는 정당'이다. 마치 2.8 전당대회 때 문재인 후보가 외쳤던 그리고 결국 구호와 달리 패하기만 했었던 지난 일들을 다시 보는 것 같다. 또한 추미애 후보가 친문 측에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2012년 대선경선의 공정성 여부 및 반성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는 추미애 후보가 말하는 '공정경쟁' 주장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상곤 후보도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김상곤 후보는 승리를 암시할 만한 정치적 행보도 없었으며 그런 이미지의 캐릭터가 아님에도, '대선승리'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상곤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경선에서 조차도 패했으며 이후 재보궐 선거에도 출마를 하였지만 어이없는 정치적 행보를 보이며 공천을 받지 못했다.

야권의 정치지형 상 친노와 리버럴은, 자체적으로 정권을 잡거나 선거에 승리할 수 있는 능력과 세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그동안 호남을 볼모로 야권연대와 통합을 외쳤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리버럴 및 친노 진영에 일환이면서 호남출신인 김상곤 후보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김상곤 후보는 출신지만 호남이지 호남을 대변해줄 수 있는 행보를 보여준 적이 없었다.

김상곤 후보는 당권경쟁을 위한 포지션 설정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 전투는 포지션 싸움인데 애초부터 잘못된 포지션 설정 때문에 메시지가 중구난방이다. 일관성과 전술적 유연성을 혼돈 하고 있어 보인다. 그는 문재인 대표의 호위무사나 다름없었던 혁신위에 위원장이었다. 더구나 김상곤 후보의 후원회장이 재야에서 대표적인 친문 성향인사인 조국 교수이다.

누가 봐도 분명한 친문 계파인데 정작 본인이 친문 후보가 아니라고 한다면, 친문 인 것이 부끄러워서 그런 것인지 궁금하다. 또한 과거 혁신위 자체가 친문 계파를 넘어서지 못하였음에도 '무계파'를 주장하려 한다면, 지난 계파적 활동에 대한 사과부터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혁신위 결과로 인해 더민주가 겪은 혼란과 실패에 대해서도 반성을 해야 한다.

혁신위는 탈당 사태를 막지 못했다. 문재인 대표도 혁신위 안을 무시했을 정도였다. 혁신위가 만든 경선 룰은 친노 성향의 활동가들한테까지도 '선거인단제도 시즌2'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편파적이었다. 20대 총선 때 더민주가 공천한 지역구 중에서 경선이 진행된 곳이 고작 55개에 불과했던 것에는 혁신위의 실패가 원인이었던 만큼 이에 대한 반성도 있어야 한다.
이종걸 후보는 당권경쟁자 중에서 유일하게 친문 세력과 척을 두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서 말한 2012년 대선경선 때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서는 입장을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 이종걸 후보는 당시에 4선 국회의원이었다. 그 정도의 정치이력과 경륜이라면 당시의 공정성 여부에 대한 판단과 정치적 견해를 충분히 갖고도 남는다.

헌데, 원내대표가 될 때까지는 친노 세력에게 척을 지지 않으려는 행보였다. 물론 원내대표가 된 후에 친문 패권화를 방지하기 위한 그리고 탈당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 행동으로 보상될 수도 있겠지만, 2012년 대선경선의 공정성에 대한 침묵은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이번 더민주 전당대회가 친문대회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이종걸의 역할이 더욱 빗날 것이다.

더민주는 지금 국민들에게서 매우 심각한 수준의 경고를 받았으며 집권능력을 의심받고 있는 정당이다. 그런데 국회의석 숫자의 착각에 빠져서 비례투표는 3등이었음을 망각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통합이나 연대를 외치고 있다. 그것이 아니고는 스스로 이길 수 없음을 자인한 셈이다. 일부는 더민주 단독으로 집권하겠다는 믿어주기 힘든 주장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정현이라는 색다른 스토리와 나름의 결과물을 보여준 정치인이 당대표가 됐다. 반면에 더민주는 그만한 이야기와 역동성이 부족해 보인다. 그렇다면 과거 실패와 잘못된 경쟁방식에 대한 반성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기대는 못해줘도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수 있을지 모른다. 당권은 당내경쟁이지만 대선은 국민들의 선택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정치 컨설턴트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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