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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변호사, ‘9급 공무원시험 응시 변호사’ 이슈 관련 특별기고

2016-07-15 18:56:39

[로이슈 신종철 기자] 김진우 변호사(법무법인 주원)가 15일 이른바 “9급 공무원시험 응시 변호사” 보도가 오보로 밝혀진 것에 대해 본지에 “역대급 코미디 사태에 대하여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면서 ‘특별기고’를 했다. 이 사건은 법조계에서도 큰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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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변호사
위 보도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가 작년에 7급 공무원시험에 낙방하고, 올해 지방공무원 9급 일반행정직 공채시험에 지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가 14일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대한 의도적 폄하 시도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법협(회장 김정욱)은 “최근 9급 공무원시험에 응시했던 변호사가 로스쿨 출신이 아닌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원 출신일 수도 있다”며 “신상확인이 불분명한 상황을 두고 마치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시험에 떨어졌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한 뉴스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법협은 또한 “공무원 응시생의 개인의 신상은 아직 공무원이 아닌 사인에 관한 것으로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상 함부로 공유될 성격의 것도 아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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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법조인협회는 또 성명을 내고 ‘9급 공무원시험 응시 변호사’ 보도가 선정적으로 보도되고 일부 선민의식을 가진 법조인들의 폄하가 돼 우려된다면서 해당 보도의 출처로 알려진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 발언에 대해 명백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한법협은 “만약 명확한 경위 설명과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첫 보도한 법률신문에) 정정보도 청구 및 법적 조치 등을 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새로운 사실관계가 확인됐다. 공무원시험에 지원했던 해당변호사가 15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법시험(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임을 밝혀 언론사들의 오보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김진우 변호사(제3회 변호사시험)가 본지에 다음과 같이 특별기고를 해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전문을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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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변호사
김진우 변호사
지난 며칠 동안 벌어진 역대급 코미디 사태에 대하여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법조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모든 변호사들이 함께 고민하며 법조시장의 정상화 및 업무영역 확대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도 부족할 판에 또다시 법조를 분열시키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실제 로펌 내부에서는 연수원 출신, 로스쿨 출신 가리지 않고 함께 변호사들끼리 밤새 협업도 하고 잘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태가 터지면 외부에서 법조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매우 나빠진다. 이는 출신을 떠나서 법조인들 전체가 도매금으로 위신이 격하되는 것임. 따라서 이는 결코 단순하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며, 일부 사람들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1. 실제 사실관계
사법연수원 40기 출신의 모변호사가 각종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였음. 그러한 과정에서 수만명의 공무원 응시생들이 가입한 Daum의 카페에서 활동을 하였는 바, 글들에 따르면 경쟁이 치열한 법조시장에서 회의감을 느꼈고, 집에 적지 않은 수준의 재산이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무원을 하고 싶어 하였음. 댓글에 따르면 그 스스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과의 경쟁에서 부담감을 느꼈다는 점이 나타나 있었는데, 그 변호사는 그런 점도 소상히 밝히면서 상당히 친절하게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였음. 그 변호사는 상당히 진솔해 보였으며 온라인상에서 우월감이나 특별한 선민의식도 없었음. 그냥 스스로의 진로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는 대한민국의 여느 사람과 동일하였음.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변호사 신분을 밝히면서 다른 수험생들과 소통한 해당 변호사의 진솔함과 순박함을 매우 존중하며, 그가 자신의 진로를 잘 모색하길 바랄 뿐임.

2. 이후의 왜곡된 보도 및 파장

며칠 전 법률신문 손현수 기자의 최초 보도에 따라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였다"는 허위사실이 온라인을 덮었음. 이후에 다양한 후속보도들이 나왔는데, 각종 보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의 관계자로부터 위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음. 공신력 있는 법조단체인 대한변협의 확인을 거쳤다는 점 때문에 기사내용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파만파로 퍼져나갔음. 그러나 실제 사실은 전혀 달랐음. 과연 대한변협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관계자가 누구인지 몹시 의문임.

3. 의도적 왜곡 및 SNS상에서 또다른 쟁점화, 그리고 일부 제3세력의 가세

갑자기 어느 순간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9급 공무원 시험에도 떨어진다”라는 쟁점이 생겼음. 실로 어처구니없는 프레임임. 이는 다양한 문제점이 있음.

1)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도 없었다는 점. 특히 일부 사람들은 아무런 사실확인과 근거도 없이 이를 자신의 SNS에 게재하고, 공유하였으며, 일부는 조직화를 하여 언론 등에 보도자료를 배포함. 그들 가운데는 안타깝게도 일부 변호사들도 있었음.

2) 9급 공무원 시험 역시 극도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어려운 시험임. 그런데 아무도 그 당사자를 모르는 상황에서 일부 변호사들은 해당 당사자의 사정에는 관심 없이, 그저 9급 공무원처럼 쉬운 시험에 변호사가 응시한다는 세계관을 표출하였음. (물론 이는 개개인의 가치판단 영역이라서 뭐라 할 성질의 것은 아님. 본인도 솔직히 최초에는 다소의 반감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9급 공무원 시험이 절대로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게 변호사 자격을 획득한 사람이 이미 다양하게 공직으로 진출한 길이 열려있는 상황임에도, 이미 수많은 젊은이들이 피땀 흘리는 전쟁터에서 서로가 또다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게 안타까워서임.)

3) 그리고 이를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라는 “허위사실”과 결부시켜 흔히 말하는 출신에 따른 진영논리, 편 가르기가 자행되었음. 최근 대한민국을 강타한 나향욱 前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개ㆍ돼지 망언과 비슷한 수준의 인식이라고도 보임. “나는 아닌데, 너네들은 9급 공무원에나 응시하고, 가소롭다” 이런 것이 진의였던 것임. 안타까운 일임. 그 선민의식의 근원은 과연 무엇인가 의문이 생김.

4. 이후 실체진실의 규명.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

1) 실제 사실은 영영 묻힐 뻔 하였음. 그러나 “9급 공무원에 응시한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이 아니라 사법연수원 출신인 것으로 보인다”라는 제보가 많은 사람들의 귀에 들어왔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확인을 한 결과 이러한 제보가 사실이라는 점이 밝혀졌음. 안타까운 점은 이 과정에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당사자의 신원이 유출되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 당사자는 어느 정도 물려받은 재산이 있던 상황에서 법조시장에서의 경쟁보다는 안정된 길을 가는 진지한 고민을 하였을 뿐임. 그리고 아주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당사자는 카페 등에서 소통에 적극적이었던 관계로 제보 등이 사실로 확인될 수 있었음. 만약 이 당사자가 SNS나 온라인 활동을 안 하는 사람이었다면? 아마 실체진실은 어둠속 저편에서 잠든 채, 그저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공무원 시험에도 떨어졌다” 이런 찌라시 수준의 기사와 매도가 많은 곳을 도배했을 것임. 그리고 이를 근거삼아 일부 사람들은 밑도 끝도 없이 갖은 비방을 하였을 것임.

2) 최초에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응시자가 로스쿨 출신 변호사”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함. 그 사람이 과연 대한변협 소속이 맞는지도 의문이며, 만약 맞을 경우 과연 누구인지 몹시 의문임. 나는 대한변협의 관계자가 설마 의도적으로 법조를 분열시키기 위해 이런 허위사실을 유포했을 것이라고 믿기는 싫음. 그렇지 않기를 바라나 다만 일부 사람들은 의심을 하는 것 같기에, 명확한 사실이 밝혀졌으면 좋겠음.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이후 여러 변호사들에 의하여 법적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기에, 어차피 진상규명은 시간문제임. 현직 검사장도 2005년에 수수한 뇌물로 긴급체포 되는 이 시점에, 불과 얼마 전의 사실이 밝혀지는 것은 간단하기 때문.

5. 건설적인 제안 및 대안

사실 본인 스스로는 9급 공무원에 응시한 변호사가 어떤 출신인지 별 관심이 없음. 응원할 뿐임. 다만 어렵게 획득한 법률전문가의 라이센스의 효용성이 다소 반감될 정도로 또다시 수험생 생활을 하게 될 그 당사자의 고뇌가 다소 안타까움. 그리고 그 배경인 어려운 법조시장의 개선에 깊은 관심이 생김. 본인은 예전부터 변호사 배출 인원이 우리나라 법조시장 수요에 비해서 과도하다고 지적을 하였음. 다만 그렇다고 해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은 부작용이 매우 높을 것이기에 매우 반대한다는 뜻도 밝혔음. 따라서 대안은 가령 로스쿨의 입학정원과 학제 등을 조화롭게 조정하여, 변호사시험 합격률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여 불필요한 낙오자를 막되, 대신 1년에 배출되는 변호사 수를 현재 1500명에서 1100명 정도로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음.

물론 이는 더욱 세부적으로 가다듬어야 할 것이나,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이를 개선하여 실제 입법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많은 법조인들이 한마음으로 중지를 모을 필요가 있음. 그런데 이런 일이 왜 자꾸 발생하는지 몹시 안타까움. 부디 지금부터라도 이런 비열하고 소모적인 잡음 없이 법조시장의 개선을 위해, 또한 필요하다면 로스쿨에서 발생한 일부 문제의 개선을 위해 모두가 중지를 모았으면 좋겠음. 사법연수원 출신, 로스쿨 출신 이런 것을 다 떠나서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대다수의 변호사들은 가치중립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인 의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 아직도 나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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