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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SNS는 여론이 아니다(part 2) - SNS에서 표현, 왜? 갈수록 난폭해질까"

2016-07-08 11:07:18

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 民鮮久矣(중용지위덕야 기지의호 민선구의) '중용이라는 덕은 지극의 덕이지만 사람들이 중용의 덕을 잃은 지 오래되었다' 유교의 근본문헌인 논어(論語)에 나오는 구절로, 공자가 직접 언급한 문구로 유명하다. 중용(中庸)은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으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태를 뜻한다고 한다.

공자가 말한 중용은 나라를 다스리는 큰일에서도 그렇겠지만 우리 각자 개인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중요한 의미일 것이다. 자신을 통찰하고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지나침이나 모자람 없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스스로를 적절하게 다스릴 것이다. 하지만 공자가 걱정한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나 SNS에서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칼럼]"SNS는 여론이 아니다(part 2) - SNS에서 표현, 왜? 갈수록 난폭해질까"
이번 칼럼은 지난번 칼럼인 ["SNS는 여론이 아니다(part 1)"-소수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여론?]편에 이은 SNS 여론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이다. 이번에는 SNS에서 정치 매니아들의 표현방식이 갈수록 난폭해지며 점점 '골수화'돼가는 것에 대하여 설명해본다. 앞선 칼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정성적인 해석으로 이야기를 해보겠다.

사람들 대부분은 정치에 관한 의견을 다소 과격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는 정치인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점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설명하는 것임을 앞서 밝혀 놓겠다. 정치 분야가 아니어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SNS에 들어오기만 하면 유독 난폭해지고 절제의 덕을 잃게 되는 이유를 생각해보겠다.

먼저 사람들의 '정서적 허기'가 큰 이유일 것이다.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정서적인 허기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정서적 허기는 집 밥을 만드는 TV 프로그램을 즐겨 보지만, 정작 집 밥은 해먹지 않고, 집 밖에서 집 밥을 찾고 있는 현상과 비슷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마음이 고픈 것이다.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 초조, 집중력 장애 등의 원인이 과다한 스마트폰의 사용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런 사람들 대부분이 아날로그 방식의 취미활동을 그리워 하지만 막상 실제로 행하지를 않는다. 이래저래 바로 손에 잡히는 디지털 기기를 들고 무엇인가에 열중하며 정서적 허기를 달래는 것이다. 그 중 일부가 정치 분야에 열중하면서 정치 고관여층이 돼버린다.
이렇게 정치 고관여층이 된 후에 허전하고 부족했던 것 그리고 그들이 받은 분노에 대한 보상을 SNS에다가 쏟아 붙는다. 그러다가 일명 '키보드 워리어'나 ‘댓글 전사’같은 정치 매니아가 돼버리는 것이다. 이런 활동으로 형성된 그들끼리의 커뮤니티는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고, 때로는 자신들의 주장만을 관철하기 위해 골수적인 모습도 가리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불신'을 들 수 있다. 이미 얘기한 ‘정치적 불신’보다는 좀 더 넓은 범위의 불신으로 해석해야 한다. 정치에 대한 불신뿐만이 아니라 언론, 사회현상, 각자 개인별로 처한 상황 등 복합적 요인일 것이다. 언론만 갖고 예를 들자면, 언론이 정보와 뉴스의 전달에 충실하기 보다는 정치진영의 한 축으로 움직이는 듯 하는 모습에 대한 불신일 것이다.

'여당성향 언론, 야당성향 언론' 정도의 축에서 더 세분화되어 친박이나 친노 등 세부적인 정치집단만을 지향하며 그들 입장에서만 혹은, 교묘하게 그들을 위해서만 보도를 하고 포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언론보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며 일명 '찌라시'의 내용을 더 믿게 되고 자기들끼리 교류하는 소식과 이야기에만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점점 자신의 정치성향과 비슷한 사람들하고만 모이고 얘기하며 동질화되면서 폐쇄적 관계유형으로 발전하고 이들끼리의 유대가 더욱 강화되면서 골수화가 돼버린다. 그러니 당연히 폐쇄형 SNS의 사용률과 활용 빈도가 높아지고 반대로 개방형 SNS는 낮아지게 된다. 이 점은 앞선 칼럼에서 이와 관련한 인용 자료의 수치로 이미 확인했었다.

이러한 정서적 허기와 불신을? SNS라는 공간에서 해소하고 풀다가 자신들도 제어하지 못하는 수준의 난폭성과 집단성을 보이면서, 남에 대한 인신공격과 그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될 사람에 대한 배려는 둔감해 진다. 또한 공인이라 할 수 있는 정치인(특히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이 작은 실수라도 하게 되면 마치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을 대하듯 한다.

그러나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경우는 아무리 잘못이 크더라도 매우 관대하다. 그런 이유는 그 정치인을 부정하거나 혹은 그 정치인이 상처를 입게 되면 자신의 활동과 주장에 대한 근거를 잃게 되므로 마치 자신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위한 끝없는 찬양과 적극적인 대리 홍보 활동을 하게 된다.
이런 골수층의 지지 및 비난활동은, 북한 TV방송이 자신들 체제는 끝없이 찬양하지만 남한 정부에게는 원색적 표현을 하며 비난하는 것과 흡사해 보일 정도로 극단적 치우침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SNS에서 대부분의 정치 메시지는 여론이 아닌 주장일 뿐인 것이다. 또한 이것은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이 정치 고관여층의 SNS와 교류를 차단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정치 고관여층의 관심분야가 정치 쪽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렇게 골수화되는 관심이 자칫 이상한 분야일 경우에는 속칭 '일베'나 '소라넷'같이 패륜적이고 문란한 '덕구'들로 변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잘못돼도 한 참이나 잘못된 골수화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문제로 돼가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다수의 목소리 대부분은 정치 고관여층과 교류를 단절하고 침묵으로 지켜보고 있으며, 반대로 소수의 정치 매니아들만이 적극적이고 시끄럽게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 SNS이다. 헌데 이런 SNS가 과연 여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혹시나 정치권과 언론에 SNS 여론을 정량화한다며 들이미는 분들이 있다면 한 마디 하고 싶다. "웃기지 마시라!"고 말이다.

"트위터를 하면 멍청이들이 세상에 많다는 걸 알게 되고, 페이스북을 하면 그 멍청이들이 내 친구들이란 걸 알게 된다." - 어느 네티즌.
다음 칼럼에는 SNS 여론과 빅데이터 등에 관한 이야기로 계속할 예정이다.

“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정치 컨설턴트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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