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헌법재판소

대한법학교수회 이관희 명예회장이 제시한 법조개혁

2016-07-07 11:27:23

[로이슈 신종철 기자] 최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다 구속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대검찰청 중수부 수사기획관 출신 홍만표 변호사의 전관예우(전관비리) 이른바 ‘법조게이트’ 파문이 법조계 안팎에서 뜨겁다.

이 법조비리 파문이 확산될 당시인 지난 6월 8일 바른사회시민회에서 <사법신뢰 추락시키는 전관예우, 어떻게 근절할 것인가>라는 토론회가 열렸다. “변호사 수임료 상한제 도입”과 관련해서다.
대한법학교수회 이관희 명예회장이 제시한 법조개혁이미지 확대보기
이날 토론회 사회는 최창규 명지대 사회과학대학장이 맡아 진행했고, 박인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위 주제에 대한 발표를 했다.

본지는 사법부의 법조브로커 퇴출과 전관비리 근절을 위한 공익적인 차원에서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주제발표와 토론문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박인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주제발표문, 토론자로 나선 김상겸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의 토론문에 이어, 세 번째로 대한법학교수회 명예회장인 이관희 경찰대학 명예교수의 토론문을 게재한다.

다음은 토론문 전문
오른쪽이 이관희 명예교수이미지 확대보기
오른쪽이 이관희 명예교수
<‘정운호’ 사건은 근본적인 법조개혁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관희 경찰대학 명예교수(대한법학교수회 명예회장)

100억원대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기소된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의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불거진 20억원 거액 수임료 논란 사건은 법조계의 검은 커넥션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형 법조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정 대표의 구명로비는 법조비리의 종합세트 같다.

정 대표 측 브로커는 지난해 말 항소심 재판장인 부장판사와 저녁 술자리를 갖고 로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재판장은 다음날 법원에 재배당을 요청해 재판부가 바뀌었지만 판사와 브로커의 유착이 근절되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정 대표는 변호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8명의 실명이 적힌 메모지를 건네며 “더 이상 로비를 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전해 달라”고 했다고도 한다. 이 메모지에 현직 부장판사와 검사장 출신 변호사 등 유력 법조인들이 여럿 포함된 점도 전방위 로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 측 태도도 아리송하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한 검찰은 징역 1년이 선고되자 형량이 낮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그런데도 항소심에서는 이례적으로 1심보다 6개월 적은 2년6개월을 구형했다. 더구나 검찰은 정 대표의 보석신청에 대해 사실상 보석으로 풀어줘도 상관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에도 보이지 않는 구명로비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정 대표 측의 구명로비를 폭로한 변호사는 다른 사건에서 과다수임료를 받고 불법적 전관예우인 ‘전화 변론’을 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성공보수금 뒷거래는 물론 법조 브로커 개입, 재판부 접대 및 사건 청탁, 선임계 없는 전화 변론까지 법조계 비리의 모든 유형이 한꺼번에 쏟아진 셈이다.

1999년과 2006년 등 사법부와 검찰은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전관예우 폐지 등 재판과 수사의 투명성 보장 대책을 내놓았지만 별로 달라지지 않은 실상이 확인됐다.

따라서 여기에서 근본적인 두 가지 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한법학교수회 이관희 명예회장이 제시한 법조개혁이미지 확대보기
첫째, 검찰의 권한집중에 대한 견제로서 경찰수사의 독자성확립이다.

즉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기 전까지는 경찰은 당연히 검사의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결론을 내어야 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정식영장 전의 체포장은 일본에서처럼 경찰도 독자적으로 법원에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일정부분 경쟁체제로 만들어야 검찰의 독주를 막고 검찰에 과다한 로비가 불필요하게 되어 변호사 과다수임료 문제도 해결된다고 본다. 그리고 경찰과 검찰의 합리적인 수사경쟁체제에서 합리적인 수사절차와 공정한 수사결론이 나옴은 물론이다. 그로써 경찰도 책임수사로써 획기적 발전을 가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합의부 재판의 실질적운영이다.

일본, 독일의 경우는 중요한 사건은 5인, 7인 합의부도 있고 3인 합의부도 실질적으로 합의하고,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주심(부장)판사가 결코 전횡하지 않는다. 좌배석, 우배석 판사와 실질적으로 합의해야 주심판사의 전횡을 막을 수 있고 그로써 변호사 등의 과다한 로비가 없어지게 된다.

얼마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회원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전관예우가 존재하느냐”는 문항에 80% 이상이 “그렇다” 는 답변이 있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법조 스스로도 재판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법원은 지금부터라도 합의부 재판이 실질적인 합의재판이 되도록 인사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지금 우리 대법원은 2011년 이후 연간 3만 6천여건 이상을 12명의 대법관들이 처리하고 있다. 하급심 특히 합의부재판이 부실하다 보니 상소가 폭주하게 되는 결과이고, 4명의 3개 합의부 대법원 재판도 부실하게 되는 결정적 이유이다.

끝으로 소위 G7 선진국은 모든 검사, 법관들이 정년 내지 종신까지 근무하고 퇴직 후 변호사를 하지 않도록 사법제도가 운영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그러한 분위기가 정착되어 전관예우를 근절해야 할 것이다.

대한법학교수회 이관희 명예회장이 제시한 법조개혁이미지 확대보기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