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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SNS는 여론이 아니다 (part 1)”

2016-07-04 09:32:32

- 소수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여론?

而察一市之患(이찰일시지환). '시장 안에 모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여 만들어진 재앙'이라는 뜻이다.
좀 더 자세하게 의역하면 '거짓말을 한 사람이 하면 믿지 않지만 여러 사람이 하면 믿게 된다.'는 의미로, 한비자 내저설(內儲說) 상(上)편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이 이야기는 '현명한 군주는 철판으로 담을 쌓아 올려서 화살을 막아내듯 경계하며 온 마을과 저잣거리가 뜬소문에 미혹되어 재앙에 이르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고 설명하는 구절에 한 부분이다.

우리는 한 때 SNS가 여론이라고 착각한 적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도 그리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지도 모른다. 특히, 일부 언론은 심각한 수준이다. 요즘 한국에 일부 언론은 자신들의 보도내용에 대한 설명이나 설득을 위한 소재로 SNS의 반응을 마치 여론인양 포장하며 인용하기도 한다. 어떤 언론은 습관적으로 SNS의 반응을 여론인양 표현하기도 한다.

언론은 공정성을 담보해야 함에도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객관적인 여론이 무엇인지, SNS에서의 일부 메시지가 여론이 될 수 있는지 등을 분간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SNS는 국민 전체가 사용하는 것도 아니며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서 적극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은 그 중에 소수인데, 어떠한 기준으로 이를 여론이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SNS는 국민 전체의 표본을 가늠해줄 수 있는 모집단이 되지 못한다. 즉, 여론조사에 응답자 표본처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류에 의해서 여론을 수집할 수 있는 방식도 아니며 SNS사용자들은 그런 집단체도 아니다. 이런 SNS를 여론으로 볼 수 있는 가치가 얼마나 있으며, 그 안에서 발췌한 일부 의견이 얼마나 객관적일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칼럼] “SNS는 여론이 아니다 (part 1)”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공개한 '2015. SNS 이용추이 및 이용형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SNS이용률은 응답자 중 43.1%라고 한다. 이 중에서 20대의 이용률이 75.6%이며 60대 이상은 6~7%대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유권자의 세대별 비율은(2015년 기준) 19세~20대가 18.2%이며 60대 이상은 20.7%로 60대 이상이 더 많다.

SNS 사용자들의 이용 플랫폼은 폐쇄형 SNS(카카오스토리/그룹, 페이스북, 밴드 등)의 사용률 합이 85% 정도이며, 트위터의 사용률은 10%대 안팎으로 나왔다. 트위터는 전체국민에 43.1% 중에서도 10% 정도만 사용하는 것이니, 국민 100명 중 4명 정도만 사용하는 꼴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들이 'SNS여론'이라며 인용하는 대부분이 트위터다.

여론조사기관인 ‘마크로엠브레인’에서 2015년에 조사한 SNS 이용관련 인식평가를 보면, 응답자의 62.6%가 'SNS 관계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 대비 별다른 실속이 없다'고 답했으며, 58.2%가 'SNS가 자기과시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또한 'SNS에서 보여 지는 모습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6.4%에 불과했다.

사람들은 이미 SNS의 내용이 허세와 보여주기 등에 치중해 있음을 대부분 알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사람들은 SNS의 정보에 대해서 크게 신뢰하지 못하며 각자 나름대로 필터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국민들도 다 아는 것을 언론에서는 'SNS가 여론'이라고 하고 있다. 아마 국민들이 요즘 언론을 신뢰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선관위에서 전국선거가 있을 때마다 유권자 수천 명 이상을 표본으로 조사하는 '유권자의식조사'를 보면, SNS의 영향력에 대한 내용이 있다. 투표를 한 유권자 중에 '후보자 인지에 도움이 된 경로'에 대한 답변에서 [후보자와 정당의 SNS 및 인터넷 활동을 통한 정보]는 2~3%대에 불과했다. 정치권에서 쏟아내는 많은 SNS 메시지는 결국 그들만의 이야기란 의미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누구나 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믿고 싶은 것만 들리는 심리가 있는데 그런 점을 가장 쉽고 확실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SNS이다. SNS만큼 끼리끼리만 교류하고 공유할만한 곳이 많지 않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일부 언론과 자칭 '전문가'들은 대체 무엇을 근거로 'SNS 여론' 등을 운운하는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폐쇄형 SNS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따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같은 심정으로 재잘댈 수 있으며, 그러다가 간혹 그 반대편의 사람(계정)이 있으면 온갖 욕설과 비하 등을 섞어가며 조롱하기도 하는데, 차츰 그 수위가 높아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되기도 한다. 특히 정치 고관여층의 경우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개방형 SNS인 트위터는 익명성이 강하고 자신을 공개하더라도 진짜인지 검증된 것도 아니며 그럴 의무도 없다. 트위터의 특성상 휘발성이 강하지만 확장성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를 퍼뜨리기보다는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것이나 믿고 싶은 것을 위주로 적극적인 배포를 한다. 역시 이에 대한 객관적 진위 검증 및 책임의 의무는 없다.

이런데도 SNS가 과연 여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 참고자료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SNS이용추이 및 이용행태분석' 보고서. 응답자 9,873명 대상 2015년 조사 / 선관이 유권자 분포비율 자료(2015년 기준) / 마크로엠브레인 '2016 대한민국 트렌드' 내용 중. SNS사용자 2,000명 대상 2015년 조사 / 중앙선관위 유권자의식조사 내용 중(각 제6회 지선, 19대 총선, 5회 지선, 18대 총선, 4회 지선 등 개별 자료)

“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정치 컨설턴트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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