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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JTBC사장 “세월호 보도로 상 받는 것은 착잡한 일”

19일 ‘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상’ 시상식에서 소감 밝혀

2016-04-19 19:38:38

[로이슈=전용모 기자] “세월호로 상을 받는다는 것은 착잡한 일입니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잊게 되고, 잊자고 하는 사람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멈춰선 안 되지 않을까 해서 오래 보도하게 됐습니다.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드러나게 하는데 도움 됐을지 모르지만 먼 훗날 일조했다고 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가 4월 19일 서울YWCA 강당에서 개최한 제20회 ‘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상’ 시상식에서 손석희 JTBC 사장이 밝힌 소감이다.
다시보고싶은프로그램‘여객선세월호참사보도’에유일하게선정된손석희JTBC사장이축사를하고있다.
다시보고싶은프로그램‘여객선세월호참사보도’에유일하게선정된손석희JTBC사장이축사를하고있다.
손 사장이 앵커로 활약한 JTBC 보도특집 ‘여객선 세월호 참사보도’는 2015년 ‘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상’ 대상을 받았으며, 20주년을 맞아 올해 선정된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에서 보도 프로그램으로는 유일하게 뽑혔다.

2016년대상EBS<다큐프라임>.
2016년대상EBS<다큐프라임>.
2016년 대상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추적 발굴해 여성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과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 EBS <다큐프라임> 광복 70주년 특별기획 ‘또 하나의 독립운동’ 3부작이 수상했다.

성평등 부문상은 지나치기 쉬운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우리 사회의 부족한 성 인지 감수성을 일깨운 SBS <8뉴스> ‘여자친구 4시간 감금폭행한 의전원생 벌금형 논란’ 연속보도가 받았다.

생명평화부문상-JTBC이규연의스포트라이트.
생명평화부문상-JTBC이규연의스포트라이트.
생명평화 부문상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현장을 찾아 위험지역까지 접근해 심층 취재하고, 핵사고 이후 재앙이 계속 되고 있는 사실과 일본산 먹을거리의 위험성을 파헤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끝나지 않은 재앙, 후쿠시마 5년 현장을 가다’ 2부작이 받았다.

특별상은 역대 케이블채널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공동체의 진정성과 더불어 삶의 가치를 재조명하는데 크게 기여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받았다.

특별상을받은tvN드라마<응답하라1988>신원호PD.
특별상을받은tvN드라마<응답하라1988>신원호PD.
신원호 PD는 “좋은 프로그램이란 말 자체의 무게감이 부담스럽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나 뒤돌아보게 만드는 상”이라면서 “‘응답하라 1988’의 핵심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도록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KBS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2009년)에 출연한 배우 김혜자씨는 “주변의 외롭고 힘든 분들의 손이라도 잡아주고 등이라도 다독여줬으면 좋겠다”면서 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상에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2010년 대상이자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에 선정된 <블로그 다큐> ‘용산, 아벨의 죽음’(2010년)을 제작한 CBS 한용길 사장은 YWCA 상의 특별한 의미를 강조했다. 한 사장은 “방송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명 존중과 평등의 정신을 살린 프로그램 선정으로 사회적 관심을 불러오는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좋은 프로그램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YWCA연합회이명혜회장.(사진제공=한국YWCA연합회)
한국YWCA연합회이명혜회장.(사진제공=한국YWCA연합회)
한국YWCA연합회는 이날 20년간 ‘좋은 TV프로그램상’ 기틀 마련과 운영에 크게 기여한 이경순 전 영상물등급위원장과 서울YWCA 대중매체 양성평등 미디어모니터회에 공로상을 수여했다.

다음은 주요 참석자 발언이다.

▲ 한용길 CBS 사장(축사) : YWCA에서 시상하는 상은 각별하다. 무엇보다도 방송 소비자의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선정했다. 끔찍한 사건사고가 들리는 시대에 생명존중과 평등, 사회적 관심을 불러오는데 기여하고 있다. 방송현장에서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져 보다 살기 좋은 희망을 불러오기를 기대한다.

▲ 손석희 JTBC 사장(축사) : 사실 세월호로 상을 받는다는 게 착잡한 일이어서, 이 일로 다시 상을 받지 않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잊게 되고 잊자고 하는 사람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멈춰선 안 되지 않을까 해서 오래 (보도)하게 됐다.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드러나게 하는데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먼 훗날 일조했다고 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 같다. 저널리즘에 본령을 지키려하는 저널리스트가 있고 그분들을 잊지 않고 YWCA가 상을 주고 있다는 것은 훨씬 더 힘이 되는 일이다.

▲ 주철환 좋은 TV프로그램상 운영위원 : 방송에 주는 여러 상들이 있는데 YWCA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반영하고, 그중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뺄 수 없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정신에 벗어날 수 없는 작품들이 선정됐다. 오늘 상을 받는 작품을 보면 ‘독립’, ‘폭력’, ‘재앙’, ‘응답’이라는 말이 들어간다. 우리는 독립을 추구하지만 여전히 멀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다. 알게 모르게 폭행과 감금, 재앙은 우리 주변을 엄습하지만 세상이 응답하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손을 잡아주고 이끌어가면서 YWCA 정신을 표현해야 할 것이다.

▲ 김종원 SBS 기자(성평등 부문상) : 처음 피해자 사연을 접한 곳은 인터넷 카페였다. 폭행이 끝이 아니라 피해자가 도망다니는 현실을 올린 글을 보고 당시엔 그냥 넘겼지만, 몇 달 후에도 해결되지 않아 우연치 않은 기회에 접촉되면서 취재를 시작하게 됐다. 조직 내에서 약자라는 이유로 더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이 더 큰 폭력이자 사회문제라고 인식했다. 그런 부분을 고발하고 싶었다. 우리 사회가 1cm라도 전진하는 계기가 된다면 보람될 것 같다.

▲ 이규연 JTBC 기자(생명평화 부문상) : 우리 프로그램이 탐사보도를 잡아가는 단계에서 큰 상 주셔서 감사하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그 곳은 오염이 매우 심각하다. 하지만 국가에게 외면 받고,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왜 지켜내지 못하는지 생각할 필요성을 느꼈다. 일본 언론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가) 방송되고 있지 않아 탐사보도를 시작하게 됐다. 놀랍게도 시민단체들이 진실과 묻혔던 개인들을 뭉치게 만들고 있었다. 언론의 힘이 대단한 건 아니지만 여러분들이 이끌어주시면 이렇게 방송할 수 있는 것 같다.

▲ 신원호 PD(특별상) : 운이 좋게도 이번에 시상식을 많이 참가하게 됐다. 여러 시상식을 참가하다 보니 타이틀이 좋은 시상식이 몇 군데 있었다. 특히 이번에 받는 상은 ‘좋은 프로그램’이란 말 자체의 무게감이 부담스럽고, (내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나 뒤돌아보게 만든다. ‘응답하라’의 핵심적인 부분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 이원혁 ‘TV유니온’ PD(대상) : 독립유공자 1만 4천명 중 여성은 불과 250명이었다. 2%도 안되는 수치다. 처음에는 여성운동을 독립운동의 조력자로 기획했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니 여성들이 조력자가 아닌 사회주체로서 독립운동을 해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프로그램 이름을 ‘또 하나의 독립운동’으로 명명했다. 여성들이 여러 독립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사회변혁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또다른 독립운동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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