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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인권위, 이돈명 인권상에 ‘무지개 농성단’ 선정

2015-03-09 15:50:31

[로이슈=손동욱 기자] 천주교인권위원회는 고(故) 이돈명 변호사의 인권운동에 대한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제정한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돈명인권상>의 4회 수상자로 ‘무지개 농성단’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무지개 농성단은 지난 연말 6일 간의 서울시청 로비 점거농성을 통해 양보할 수 없는 인권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에 일깨워줬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돈명인권상 시상식은 오는 19일 저녁 7시 가톨릭회관 7층에서 열릴 <천주교인권위원회 후원의 밤 ‘인권과 평화 - 그 달콤한 연대’> 중에 진행될 예정이다.

천주교인권위, 이돈명 인권상에 ‘무지개 농성단’ 선정
천주교인권위는 “2014년 서울시는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일부 보수세력의 항의에 밀려, 서울시민인권헌장 차별금지조항에 성적 지향을 넣는 것을 몹시 부담스러워했고, 급기야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부 조항을 만장일치가 아닌 다수결로 통과시켰다는 이유로 ‘시민위원회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제정을 선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위원회를 무력화시킨 것이고, 사실상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일방적으로 폐기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맞서 무지개 농성단은 2014년 12월 6일 서울시청 로비에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라는 현수막을 펼치며 점거농성을 시작해 12월 11일까지 6일 간의 농성을 펼쳤다. 이 농성에는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해온 이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개인과 단체들이 함께 했다.
12월 9일에 발표한 ‘성소수자 인권 지지와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를 요구하는 성명서’에는 인권, 여성, 장애, 노동, 법률, 이주, 청소년, 지역, 사회, 시민, 교육, 종교, 국제, 문화예술 등 300곳이 넘는 단체와 개인들이 연명했고 농성에도 함께 했다.

성적 지향 등 어떤 이유로도 사람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함께 한 모든 이들이 곧 ‘무지개 농성단’이었다. 무지개 농성단의 활동과 끊이지 않는 연대의 발걸음이 이어지자, 12월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표단 면담을 통해 사과했다.

그러나 서울시민인권헌장은 서울시장이 아닌 제정위원회가 선포하는 것으로 그쳤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과는 미흡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무지개 농성은 12월 11일 서울시청 점거 농성 투쟁에서 확인한 힘과 원칙을 이어갈 것을 다짐하면서 “당신의 인권이 여기 있었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점거농성을 마무리했다.

무지개 농성은 끝났지만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에 활동을 위임하며 ‘성소수자 인권 증진 활동’, ‘성소수자 혐오 대응 활동’, ‘성소수자 인권지지 세력을 넓히는 연대’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보수정권의 집권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사회가 보수화 되어가며 혐오범죄까지 등장한 흐름 속에서, 무지개 농성단이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고 폭넓은 연대로써 이를 넘어서고자 했던 활동이 많은 시민들의 의식을 환기시켜주었고, 이후 우리 사회와 인권운동진영이 차별과 혐오에 맞서가야 할 방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무지개 농성단’을 수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인권이 숨 쉴 수 있도록 서울시민인권헌장이라는 울타리를 지켜보고자 노력했고, 향후에도 인권침해와 혐오에 맞서나갈 무지개 농성단이 ‘법이 따뜻한 한 그릇의 밥일 수 있다’는 고(故) 이돈명 변호사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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