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청와대·국회

분통 우원식, 세월호 침몰 당시 해양경찰청과 청와대 핫라인 녹취록 공개

“침몰하는 세월호에 있는 사람들보다 VIP(대통령)에게 잘못 보고한 것을 더 걱정하는 청와대”

2014-07-02 17:45:23

[로이슈=신종철 기자]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2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4월 16일) 해양경찰청 상황실과 청와대 핫라인 등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침몰 사고 당시 해양경찰청의 상황보고를 받은 청와대의 첫 반응은 “166명이라고요? 큰일 났네, (생존자 370명이라고) VIP(대통령)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라며 나머지 실종자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잘못 보고한 것을 걱정하는 대목도 나온다.
▲우원식최고위원이2일녹취록을공개하는모습(사진=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최고위원이2일녹취록을공개하는모습(사진=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침몰) 4월 16일 해양경찰청 상황실 전화 녹취록이 넘어왔다. 녹취록은 해경 본청 상황실 전화 10개 회선으로, 청와대 핫라인도 포함해 있는 10개 회선으로 녹음돼 있는 내용”이라며 “이 내용을 보면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국가가 과연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지,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나 뼈저린 반성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가 반성하는 길은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밝혀내는 것”이라며 “원통한 가족의 한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두 번 다시 국민을 버리는 국가를 만들지 않기 위함인데, 오늘 우리는 4월 16일 국민을 저버린 국가의 민낯을 또 한 번 봤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우 최고위원은 “사고 당일 청와대와 해경, 해수부, 안전행정부, 국정원 등 사고에 책임 있는 모든 기관들은 해경이 갖고 있는 청와대 핫라인을 비롯한 10개 전용 회선을 통해 주고받은 전화 녹취록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종자들의 안위보다 생존자 숫자가 틀리는 데만 급급한 청와대, 구조헬기를 장관 의전용으로 보내고 은폐를 시도하고, 구조 임무에 나갈 헬기를 해경청장을 태우고, 언제든 잠수해 생존자를 구하겠다는 119 앞에 무심한 해경은 국가가 아니었다”고 개탄하며 “권력을 누리는 데만 욕심 있는 무리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고 질타했다.

우 최고위원은 “민낯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내용 몇 가지만 소개하겠다”며 “우선 세월호 배에 진입해서 생존자를 구할 수 있는 119 대원들을 대기하라고만 한 내용이다. 12시 50분에 중앙119가 기다리다가 본청 상황실에 ‘헬기 두 대가 현장에 도착해 있는데 헬기에 수난구조대원들이 탑승하고 있습니다. 현재 침몰한 배에 구조자가 있는지, 저희들이 바로 투입해서, 구조가 가능한 대원이다’라고 말했지만, 본청 상황실이 대답을 안 한다”고 공개했다.

이어 “그러다가 (본청 상황실은) 장OO 경위라는 사람한테 바꿔주는데 장 경위라는 사람한테도 중앙119가 또 ‘저희들이 바로 투입해서, 잠수를 해서, 출동 가능한 대원이다’라고 말했다. 그 시간은 골든타임 아닌가. (119 대원들이 세월호에) 들어가겠다고 하는데, 장 경위도 아무 대답을 안 한다”고 답답해했다.

우 최고위원은 “그러다가 본청 상황실로 다시 바꿔준다. 중앙119가 또 그 얘기를 한다. 그랬더니 본청 상황실은 ‘예 지금 우리도 아직 준비 중인 거 같다. 그래서 일단 들어가 봐야 알겠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뭐 그렇게...’이렇게 하고 끝난다. 그리고 들어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양경찰청과 청와대와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청와대와의 9시 42분 내용이다. 청와대가 ‘지금 구조작업을 하고 있나요’라고 했더니 해경청에서 ‘아직 구조단계는 아니고, 지켜보고 있는 단계이다’라고 했다. 바로 침몰하는 순간에,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 때문에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학생들, 시민들이, 국민들이 여러 곳에다가 전화를 하고 있는 그 상황에 청와대도, 해경도 상황 판단을 못하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우 최고위원은 “‘전원 구조’ 오보다. 해경이 370명 구조 오보를 청와대에 알린다. BH(Blue House, 청와대)에게 ‘생존자 370명입니다’ 이렇게 얘기해서 BH도 370명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1시 4분 47초다. 그 다음에 2시 46분 17초에 본청 상황실에서 이게 아닌 것으로, 잘못된 것인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통화에서 2시 24분에 (해양경찰청이) 청와대에 ‘실장님 통화중이군요. 166명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보고하는데, (청와대) ‘아이쿠 큰일 났네, 다시 한 번 얘기해보세요’ 이게 청와대 얘기다. 그리고 청와대 첫 반응은 ‘166명이라고요? 큰일 났네, (생존자 370명이라고) 이거 VIP(대통령)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 이 순간에 국민의 안위와 배안에 있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생명이 어떻게 됐는지 그것을 물어보기 보다는 VIP에게 잘못 보고한 것을 더 걱정하는 청와대 모습을 우리가 이 보고서를 통해서 확인했다”며 공개했다.

이와 함께 우원식 최고위원은 “해수부 장관 수행하라고 현장 구조 중인 헬기를 의전용으로 빼돌리고 거짓말까지 했다”며 “본청 상황실에서 ‘지금 해수부 장관 현장 가신다고 내려간 거 알고 계시죠?’하니 ‘네 연락 받았습니다’ 등등 ‘유류 수급하러 무안공항으로 간 김에 유류수급하고 잠깐 태우고 오라고 얘기하네요. 장관 편성 차 간다고 이동한다고는 얘기하지 말고요’라는 거짓말까지 하라고 당부한다”고 밝혔다.

또 “그리고 그 다음에 해경 구조 업무보다 해양경찰청장 의전을 위해서 대기 지시하는 ‘본청에서 일단 이륙할 수 있도록 준비하십쇼’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저희가 직접 구조보다 임무보다는 청장님 입장할 수 있게끔 준비하란 겁니까’, ‘예’. 구조보다는 해경 청장을 모시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우 최고위원은 “녹취록에 나타난 자료에 의하면 해경의 허둥지둥, 우왕좌왕, 무책임을 본다. 가장 큰 사고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오보를 확인하고 국민의 안위보다 대통령 보고부터 걱정하는 청와대나, 구조하다 말고 모시러 간, 헬기를 타는 해수부 장관 역시 무책임, 무능, 전형적인 퇴행적 관료주의의 민낯”이라고 통탄했다.

우 최고위원은 “해경 해체처럼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되고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개혁이 있어야 함을 절절히 느낀다”며 “안타깝다. 슬프다. 이런 안전시스템을 갖고 있는 국가에 살고 있는 국민께 죄송하다. 세월호 국정조사에서 진상을 밝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