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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렬 부장판사 “이정현, 선관위원 모욕 말라” 일침

“선관위원장 해봤는데, 피곤하다고 투표율 낮기를 원하는 선관위원은 아무도 없다”

2012-11-01 12:03:0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투표시간 연장 청원운동’에 SNS를 통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10월 31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캠프의 이정현 공보단장이 “투표시간 연장하면 투개표 종사자들이 고생하게 된다”는 발언에 대해 “선관위원을 모욕하지 말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번 대선의 핫이슈로 떠올라 정치적으로 민감한 투표시간 연장 문제에 대해 현직 판사가 연일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정렬 부장판사가 민주주의의 기초인 선거에 있어 투표를 권장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지역구 선거관리위원장을 4년이나 역임한 경력에 비춰 보면, 그가 투표시간 연장 청원운동에 지지를 보내며, 이를 반대하는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먼저 박근혜 대선캠프의 이정현 공보단장은 어제(10월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만약 투표시간을 2시간 연장하면 투개표 종사자들, 6급 이하 공무원들이 전부 고생을 하게 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투표시간 연장에 반대했다.

이 발언은 “선관위원 고생하니, 선거 없애야”, “국회사무처 직원들 고생하니, 국회의원 등원 말아야”, “학생들 고생하니, 시험보지 말아야”, “이정현 입이 고생하니, 말하지 말아야” 등 이 공보단장을 비꼬는 패러디물이 쏟아지며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특히 이정렬 부장판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정현 공보단장에게 면박을 줬다. 이 부장판사는 “투표시간 연장하면 선관위원이 피곤해지니까 안 된다...”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2002, 2003, 2010, 2011, 4년 동안 선관위원장 해 봤습니다. 물론 피곤하지요. 하지만, 피곤하다고 투표율이 낮아지기를 원하는 선관위원은 아무도 없습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선관위원을 모욕하지 마세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정렬 부장판사가 10월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이정렬 부장판사는 울주군 선거관리위원장, 창원시 진해구 선거관리위원장 등 지역구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 부장판사의 글은 1일 오전 11시 현재 440명이 리트윗하며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팔로워가 5만3800명을 넘는 파워트위터리안이다.

지역구 선거관리위원장의 의식이 이 정도라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오히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직접 정치권에 투표시간 연장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하는 상황인지도 모른다. 더욱이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개인들의 1인 시위, 노동ㆍ시민ㆍ사회단체들의 청원운동, 법조인과 교수들의 시국선언 등이 잇따르는 상황을 감안하면 말이다.

이 부장판사는 또 “어제 (김현정의) 뉴스쇼도 그렇고, 오늘 (손석희의) 시선집중도 그렇고 투표시간 연장 찬성을 주장하는 쪽은 왜 그렇게 상대방(이정현)의 궁색한 논리를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시는지. 답답해서 원...”이라고 씁쓸해 했다.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놓고 어제(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캠프에서는 우상호 공보단장이 나와 이정현 공보단장과 대담을 펼쳤다. 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는 안철수 진심캠프의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이 나와 이정현 공보단장과 토론을 벌였다.

이 부장판사는 “8시간 노동제니까 투표시간 (2시간) 연장하면 16시간 개표에 종사해야 되어서 2교대로 해야 되니 비용이 두 배로 는 다구요?”라며 이정현 공보단장의 발언을 지목하며 “그럼 개표종사 시간이 14시간인 지금도 2교대로 해야죠. 8시간 노동은 한계이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왜 안하죠? 논리하고는...”이라고 혀를 찼다.
그는 “선거이슈가 뜨거우면 투표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보궐선거 때 저녁 6시부터 8시 사이의 투표율이 꽤 높다는 점이죠. 이것이 투표시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근거”라고 제시했다.

이정렬 부장판사는 전날에도 박근혜 후보가 투표시간 2시간 연장에 100억의 예산이 들어간다며 선거비용 가치를 거론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에 대해서도 씁쓸함을 표시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시간 연장하면 누구에게 유리한지 그런 건 잘 모릅니다. 알면 판사하고 있겠습니까?”라고 자세를 낮춘 뒤 “헌법에 국민주권과 참정권이 규정되어 있으니까 이걸 실질적으로 보장하자는 겁니다. 법대로 하자는 거지요”라고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돈 때문에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처사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돈이 그렇게나 소중한 것인지...국민보다 돈이 더 소중하다는 말씀이신지...답답합니다”라고 사실상 박근혜 후보를 겨냥했다. 나아가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선거비용 문제를 이유로 투표시간 연장에 반대하는 세력에 일침을 가한 것.

이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헌법이 정한 국민의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자는 투표시간 연장운동이 좌파적 발상이라구요...그러면, 우리 헌법상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어떻게 설명하시렵니까? 저는 우리 헌법이 사회주의 국가 헌법이라는 말을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라고 소신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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