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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판 루저’ 발언 김학용 의원 “죄송” 사과

“국회 전ㆍ의경들은 비리비리해…국회엔 이상하게 키 작은 전ㆍ의경만 와”

2010-09-11 17:58:33

[로이슈=신종철]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이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국회 경비대 전ㆍ의경의 외모를 비하하는 ‘국회판 루저’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10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사진출처=홈페이지)
김 의원은 지난 9일 전체회의에서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국회 본관에) 오다보면 전경인가 의경이 근무하는데, 아니 대한민국 애들이 평균적으로 키도 크고 늘씬한데, 국회에 오는 애들(전ㆍ의경)은 어떻게 좀 키도 작고 뭔가 좀 확실하지 못한가”라며 전ㆍ의경들을 비하하는 말을 하자, 권오을 사무총장은 애써 웃음을 참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 의원은 또 “제가 군대 있을 때 헌병으로 위병근무를 서 봐서 아는데 딱 자세잡고 똑떨어지게 해야 되는데, 그래야 국회에 왔다 간 사람들이 ‘야, 국회가 뭔가 휙휙 돌아가는구나’ 할 텐데 정문에서부터 (전ㆍ의경들이) 비리비리해 가지고서, 아니 어째 키 작은 애들만 국회에 오는 것이냐”고 따지듯이 묻자, 권 사무총장은 참았던 웃음을 보이며 고개를 숙였고, 주변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것도 ‘빽’ 써서 오는 것이냐. 그거 한 번 조사해 보세요”라며 “아니 평균키가 있는데, 국회에 오는 애들을 보면 이상하게 키가 작은 애들만 오더라구요”라고 계속 키가 작은 전ㆍ의경들을 겨냥했다.

급기야 김무성 운영위원장(한나라당)이 “생긴 걸로 얘기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아니 그러니까 제가 지금 생긴 것 갖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평균적으로 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다. 키가 작은 사람도 있고, 큰 사람도 있어야 하는데 한 번 유심히 봐 달라. 절대 키 작은 걸 갖고 그러는 게 아니다”며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끝까지 “그래서 헌병 뽑을 때도 일정키를 두는 것 아니냐. 그것도 잘 좀 유심히 살펴봐 달라”며 계속 외모를 문제삼았다.

◈ 뿔난 시민들 “계속 욕지거리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자 분개한 시민들은 김학용 의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김 의원을 비난하는 글들을 잇따라 올리며 질타했다.

박대용 씨는 “키 160에 1986년 12월 전경으로 차출되어 경찰서 타격대로 군 생활한 사람입니다. 아, 입에서 계속 욕지거리가 쏟아서 나오네요. 생각할수록 열 받아서 그만 쓰고 전경출신의 한사람으로써 외모 폄하한 걸 정식으로 사과하세요”라고 사과를 촉구했다.

박씨는 한 발 더 나아가 “앞으로 국회의원은 안경 쓰고 코 큰 사람은 피선거권 자격을 주지 말았으면 합니다. 아 짜증난다”고 김 의원의 외모를 겨냥해 비꼬았다.

김재욱 씨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큰일 났다. 한나라의 국회의원 생각이 저런데, 키 안 크는 어린이는 걱정되겠네. 저런 사람이 더 윗자리에 오르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혀를 찼다.

김형규 씨는 자신을 “대한민국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꼬박꼬박 예비군 훈련 받는 것도 모자라 민방위 훈련을 받고 있는 키 작은 남자”라며 “일부 지역의 대표라는 분이 그런 정도 사고방식이라니 심히 부끄럽다. 단지 죄송하다 말로 무마가 될지 모르겠다. 앞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성숙한 모습 가져달라”고 질타했다.

◈ 민노당 “명백히 외모비하로서, ‘국회판 루저’ 발언”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김학용 의원이 국회 경비대원에 대해 키가 작은 사람을 비리비리하다고 표현했으니 명백히 외모비하로서, ‘국회판 루저’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우 대변인은 “김 의원의 외모비하 루저 발언으로 인해 당사자들이 상처를 입었음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며 “최근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으로 인한 국민들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이 또 다시 외모비하 발언을 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성차별, 외모차별 정당 한나라당은 공정사회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언어폭력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당 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한나라당이 김학용 의원에 대해 어떤 처벌을 내릴지 지켜보겠다”고 압박했다.

◈ 김학용 “심려 끼친 점 사과드립니다”

상황이 이쯤 되자, 김학용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키가 작은 사람에 대해 폄하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었으나, 어쨌든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 발언의 취지는 체력이 딸리는 사람은 내근근무를 하고, 체력이 뒷받침되는 사람은
출입문 근무를 하는 등 전ㆍ의경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발언에 있어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용어선택에 보다 주의하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 번 죄송한 말씀을 드리며, 심기일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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