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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촛불시위 누구도 반성 안 해…보고서 만들라”

2년 전 특별기자회견 “국민 요구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다…뼈저린 반성”

2010-05-11 15:27:37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시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정부 차원의 보고서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촛불시위 당시인 2008년 6월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고개를 숙인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촛불시위 2년이 지났다.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 모 보수언론의 촛불시위 2년 평가 기사를 거론하며 “한 일간지가 (촛불시위) 2주년을 맞아 집중 기획 형식으로 이를 재평가한 것은 바람직하다”며 “반성이 없으면 그 사회의 발전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같은 큰 파동은 우리 역사에 기록으로 남겨져야 한다는 점에서 국무총리실과 농림수산식품부 그리고 외교부와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처가 보고서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역사적 변환기에 정부가 무심코 넘기기보다 지난 1~2년을 돌아보고 우리사회 발전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촛불시위는 법적 책임보다 사회적 책임의 문제”라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만들도록 애써 달라”고 지시했다.
2008년 6월19일 특별기자회견을 하는 이명박 대통령(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한편, 이 대통령은 2008년 6월19일 특별기자회견에서 “지난 6월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다.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제가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 노래 소리도 들었다”며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의 행렬을 보면서,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돌이켜보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저는 마음이 급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 거부하면 한미 FTA가 연내에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고, 미국과의 통상마찰도 예상됐다. 싫든 좋든 쇠고기 협상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다보니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다. 자신보다도 자녀의 건강을 더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대통령은 “아무리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현안이라 하더라도, 국민들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챙겨봤어야 했다. 저와 정부는 이 점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며 끝으로 “촛불로 뒤덮였던 거리에 희망의 빛이 넘치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 “진정 반성해야 할 것은 이명박 대통령 자신”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2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의 물결을 보며 많은 반성을 했다고 사과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2년이 지나니 마음이 바뀌어 이제는 도리어 반성을 요구하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이렇게 함부로 말을 바꿨으니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야말로 역사에 기록해야 할 일”이라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진정 반성해야 할 것은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촛불 시민을 무더기로 기소해 치졸한 복수전을 주도했으며, 다시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 수 없도록 아예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 자유 자체를 박탈해버렸다. 정치검찰은 광우병 보도를 했던 PD수첩을 담당검사를 교체까지 해 가며 보복성 기소를 단행했지만, 법원의 무죄판결로 도리어 보도의 정당성만 확인시켜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의 촛불을 모독하지 말기 바란다. 혹시라도 청와대 뒷산에서 더 이상 촛불을 볼 수 없으니 자만하고 있다면 이는 오산”이라며 “친환경 무상급식을 바라는 촛불, 죽음의 4대강 삽질을 반대하는 촛불, 비정규직 없는 평등한 세상을 바라는 촛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촛불. 이 수백 수천만의 촛불들은 아직 국민들 가슴에서 꺼지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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