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사건사고

[현장] 법원공무원들도 촛불 들고 거리로!!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독선이 촛불 현장으로 나오게 했다”

2008-06-11 14:36:06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져 ‘촛불문화제’로 승화되며 대한민국을 밝힌 가운데 법원공무원들도 촛불을 들고 역사의 현장에서 자리를 지켰다.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이하 법원노조)은 6·10항쟁을 기념하고,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며,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모였다.
예정 집결지인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오후 7시를 조금 넘자 서울과 경기지역에 있는 법원에서 근무를 마친 법원공무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일부는 가족과 함께 나오기도 했다.

시위에 참가한 법원공무원들 수없이 많은 촛불시위자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이날 모인 법원노조 150명은 흩어지지 않게 대열을 정비한 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한 ‘100만 촛불대행진’ 행렬에 합류했다.

참가자 모두는 저마다 한 손에는 촛불을, 한 손에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전단지를 높이 치켜들었다. 또 진행자의 사회에 적극 동참하며 함께 노래를 부르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촛불시위에 참가한 법원공무원들
한편 촛불 집회 뒤 가진 가두시위에서는 “이명박 물러나라”, “어청수 (경찰청장) 물러나라”, “(쇠고기) 고시무효”, “조중동 폐간” 등의 구호가 연신 이어졌다.

이날 촛불은 촛불바다를 연상케 할 정도로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기자는 이날 촛불시위 현장에서 법원노조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인터뷰는 시간 순서대로 실었다.

박진완 전 인천지부장이 쇠고기 재협상과 대운하 반대에 서명하고 있다. 법원노조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진완 전 인천지부장은 “쇠고기 재협상은 무조건 해야 한다. 그 이유는 거두절미하고 우리는 한국의 국민이지, 미국의 이익을 따르는 종속적인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고 재협상의 당위론을 강조했다.

그는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자리에 참여한 의미는 진정 대한민국이 인간다운 삶을 더불어 누릴 수 있도록, 그런 나라가 되리라는 소망을 가지고 촛불을 들고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이 촛불의 의미를 되새기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장순 서울지역본부 사무처장 박장순 서울지역본부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국민의 뜻에 따라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즉각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고소영’ ‘강부자’ 내각은 이제 그만하고,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시위 참가자가 "미친소는 운하를 타고.."라는 모자를 쓰고 "쇠고기협상 백지화"라고 적힌 크고 하얀 운동화를 들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 대형스피커에서는 “오늘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있다”며 “국민은 단지 장관 몇 명을 교체하는 것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진행자의 힘있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이어 “이명박을 심판하자. 민주주의를 수호하자. 재협상을 실시하라”라는 등의 구호가 이어졌다.

진행자는 그러면서 영화배우 문소리씨를 소개했다. 연단에 오른 문소리씨는 “남편인 장준환 영화감독을 비롯해 많은 영화인들이 함께 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문씨는 “지난 3∼4주 동안 외국에 있어 여러분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을 보고 크게 지지하고 있었다”며 “많은 영화인들이 촛불시위를 지지하고 있다. 영화인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미친소’가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이명박 정부의 실체를 알게 해 줬다”며 “그러나 미친소 뿐만 아니라 ‘미친운하 ’ ‘미친교육’ ‘미친 민영화’ ‘미친 의료보험’등 우리가 싸울 많은 것들에 대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대목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문씨는 그러면서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고, 멋진 모습을 간직해 달라”며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평화로운 집회가 되길 기대한다”며 평화로운 촛불축제를 당부했다.

이어 가수 양희은씨가 나와 아침이슬을 불러 촛불시위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하나가 돼 촛불을 들어 합창했다.

촛불을 들고 왼주먹을 불끈 쥔 정종섭 경기강원지역본부장 정종섭 경기강원지역 본부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가 정치·외교정책 분야에서 균형 있는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특히 미국과 일본에 편중된 외교보다 좀 더 크게 보는 외교적 시각을 가졌으면 한다”고 이명박 정부의 편협한 외교정책을 꼬집었다.

이어 “성장도 좋지만 분배도 생각해 달라는 게 촛불집회 시민들의 뜻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어찌됐든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은 적어도 멕시코와 여타 국가의 수준 만큼의 협상안을 만들어내야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눈 가리고 아웅’식의 미봉책으로는 결코 안 된다”며 “그러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송립 서울지역본부장이 촛불을 높이 치켜 들고 있다. 최송립 서울지역본부장은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독선 그로 인한 국민을 무시하는 정책이 수많은 사람들을 촛불의 현장으로 나오게 했다”며 “이번 사태의 본질은 장관 몇 명 바꾸고 청와대 수석 몇 명 바꾸는 정도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최 본부장은 “앞으로 국정운영에 있어 진정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고, 국민들이 든 촛불 앞에 석고대죄하고 소통해야 한다”며 “그래야 올바른 국정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운하는 국토를 망치는 정책이니 만큼 과감히 폐기처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기돈 서울중앙지부장(오른쪽에서 쪼기 입고 있다) 유기돈 서울중앙지부장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의 표본이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한·미 협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연장선상에서 현 정부가 일방적인 공무원연금 개악 추진과 강제퇴출제를 밀어붙이고 사회공공성을 무너뜨리는 정책을 밀어붙이려 하는데 이런 모든 국정운영의 상징적인 것이 바로 광우병 위험 한미 쇠고기 협정”이라고 꼬집었다.

유 지부장은 “촛불을 들어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보여주는 것이 촛불문화제”라며 “앞으로 이명박 정부가 국민 뜻을 받드는 방향으로 국정운영을 추진하라는 것이 진정 국민들이 원하는 최후 통첩과 같은 엄중한 경고”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영국 사무처장(좌)과 이상원 사무총장(우) 이상원 사무총장은 “얼마 전에 일부 폭력적인 시위가 다소 있었지만 시민들의 요구를 잘 전달했으면 좋겠다”며 운을 뗀 뒤 “이명박 정부도 지난 100일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앞으로 사회공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국정은 운영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그러면서 “국민의 건강주권을 지킬 수 있도록 쇠고기 재협상과 각종 민영화 정책들을 사회공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호 전 서울북부지부장이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있다(맨앞 붉은옷) 이근호 전 서울북부지부장은 “이번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은 196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의 한일협정과 다른 바 없다”며 “단지 차관 몇 푼 받아 오겠다고 역사를 묻어두고 위안부들의 영혼을 팔아먹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경제 살리겠다는 명목으로 국민의 건강과 정신을 미국에 팔아먹은 것”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용서받으려면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민을 계몽의 대상이 아닌 국민의 뜻을 받들어 대변하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쇠고기 문제는 원점에서 재협상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뒷받침하고 있어 이명박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무서워할 게 없다. 국가신용도 등에 약간 지장이 있다면 국민들이 그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 줄 것”이라고 재협상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정말 국민을 우습게 보지 말고, 소중하게 여기는 대통령이 돼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모은 촛불은 그야말로 촛불바다였다. 이날 광우병 대책국민회의가 주최한 공식적인 촛불집회는 오후 9시 10분께 끝났다. 이어 서울 시청 인근을 촛불바다로 만들었던 참가자들은 경찰청이 있는 서대문과, 서울역, 안국동 등으로 가두시위 행렬을 벌였다.

법원공무원들도 안국동 방향으로 촛불을 들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날 법원노조는 서울을 비롯해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500여명의 법원공무원들이 촛불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