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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헌법학자들 “헌재소장 공백 표결로 해라”

단상점거 등으로 헌정파행 초래는 국민 지탄 대상

2006-09-26 16:41:16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가 끝없는 정쟁으로 파행을 거듭하자 전국의 주요 대학 헌법학자들이 “헌법재판소장의 공석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중대한 헌정파행을 의미한다”며 “국회가 표결을 통해 임명동의절차를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가나다 순) 등 헌법학자 35명은 25일 ‘헌재소장 공백사태에 대한 우리의 견해’라는 성명을 통해 먼저 “헌법학자들은 정치권의 무책임한 정쟁으로 인해 헌법의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헌법재판소의 장이 공석이 됨으로써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장에 큰 지장이 초래되고 있는 사태가 지속되는 것에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입헌민주주의의 보루인 헌법재판소의 대표자이자 행정의 책임자인 헌재소장의 공석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중대한 헌정파행을 의미한다”며 “이로써 헌법재판소의 헌법상 과업 수행의 장애와 국회를 포함하는 모든 국가권력의 국민의 기본권 보장 의무의 방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헌법학자들은 “이번 사태의 일차적 책임은 헌법과 국회법 조항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게을리 함으로써, 합헌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문제해결에 실패한 국회에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헌재소장 임명 시도를 하면서도 관련 헌법문제를 치밀하게 검토하지 못해 정쟁의 빌미를 제공한 대통령과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 관련 국가기관들의 책임도 가벼울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같은 절차적 문제를 미리 지적해 불필요한 법리논쟁이나 정쟁을 예방하지 못한 우리 헌법학자들도 깊은 자성이 필요함을 자인한다”고 덧붙였다.
헌법학자들은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헌재소장의 임명조건에 대한 헌법규정과 관련해 헌법재판관의 신분을 먼저 취득한 자만이 헌재소장으로 임명될 수 있다는 해석은 옳지 않다”며 “그리고 우리는 헌재소장과 헌재재판관의 임명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허용하는 해석의 가능성이 매우 유력한 것임을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국회는 헌재소장의 임명과 관련한 정쟁을 일단 거두고, 그 동안 형성된 관행을 존중하면서 헌정의 파행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헌법해석방법에 따라 임명동의절차를 실행한 뒤 조속히 모호한 법적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학자들은 “이번 사태의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할 국회가 정상적인 의회민주주의의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단상점거 등 비민주적인 의사진행방해로 또 다른 헌정파행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헌법학자들은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이유로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처리를 계속 방해하는 것이야말로 헌정의 현실을 더욱 심각한 위헌상태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태도라는 점에 주의를 환기하면서 국회의 정파들이 표결을 통해 떳떳하게 자신의 입장을 표하는 성숙한 민주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헌법의 이름으로 당부한다”고 표결처리를 촉구했다.

헌법학자들은 “헌법 및 국회법에 대한 독단적 해석을 빌미로 야기된 현재의 사태가 입헌민주주의의 헌법정신에 따라 하루빨리 종결돼야 한다”며 “헌정의 정상화를 위해 4가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 국회는 입법의무를 방기하고 헌법기관구성에 대한 책무를 다하지 못해 헌정의 파행을 초래한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할 것.
◈ 국회는 헌재소장 임명과 관련한 헌법규정의 다양한 해석가능성과 그 동안 형성된 관행을 고려해 헌재소장 임명동의절차를 조속히 마무리 할 것.

◈ 국회는 헌재소장의 임명절차와 관련한 입법적 모호함을 해소하기 위한 입법적 대책을 조속히 강구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

◈ 대통령은 임명절차상의 혼란으로 빚어진 헌정의 파행에 책임의 일단이 있음을 통감하고 국회의 헌재소장 임명절차의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

다음은 성명에 참여한 헌법학자 35인 명단(가나다순)

권건보(명지대) 김명식(목포대) 김선택(고려대) 김승환(전북대) 김일환(성균관대) 김종세(계명대) 김종철(연세대) 김한성(연세대) 남복현(호원대) 민병로(전남대) 박병섭(상지대) 박승호(전북대) 박종보(한양대) 박진완(경북대) 성선제(영산대) 송기춘(전북대) 오동석(아주대) 윤영미(한양대) 이국운(한동대) 이계수(건국대) 이부하(영남대) 이인호(중앙대) 이종수(연세대) 이헌환(아주대) 장영수(고려대) 전광석(연세대) 전학선(광운대) 정문식(전남대) 정태호(경희대) 정호경(한양대) 조소영(부산대) 조재현(동아대) 최봉석(동국대) 최우정(계명대) 홍일선(한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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