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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헌법재판소

국회 청원 때 의원 소개 얻는 국회법 합헌

헌재, 재판관 7대 2의견…청원 남용 예방

2006-06-30 18:41:17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권성 재판관)는 29일 ‘국회에 청원을 하려는 자는 국회의원의 소개를 얻어 청원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국회법 제123조 제1항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2005헌마604)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우전자소액주주운동본부 대표자인 청원인 김모씨는 운동본부가 제기한 (주)대우전자의 주주총회결의무효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기각판결에 관여한 대법관들을 탄핵하기 위해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하려 했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소개를 얻지 못해 청원서를 제출하지 못하자 국회법 제123조 제1항이 청원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의회에 대한 청원에 국회의원의 소개를 얻도록 한 것은 무책임한 청원서의 제출을 규제함으로써 남용을 예방해 청원심사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회의 민원처리절차는 의원의 소개를 요하는 ‘청원’과 의원의 소개를 요하지 않는 ‘진정’으로 나누어 처리되는데, 청원은 일반의안과 같은 심사절차를 거치므로 청원서 제출단계부터 의원의 관여가 필요하며, 청원의 소개의원이 되려는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경우까지 청원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해 심사할 실익은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원의 효율적인 심사를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서 국회는 의원의 소개를 얻지 못한 민원들을 진정으로 접수해 처리하고 있고, 청원의 소개의원은 1인으로 족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입법형성의 재량의 범위를 넘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행정부 등에 대한 청원은 당해 기관이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합의제 기관인 국회에 대한 청원과는 달리 취급할 수 있고, 의원의 소개가 없는 민원의 경우 국회가 ‘진정’으로 접수해 처리하고 있으므로 국회에 대한 청원을 다른 국가기관에 대한 청원과 달리 취급한다고 해 차별입법이 자의적이라거나 합리성이 없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송인준, 주선회 재판관은 반대의견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어떤 요건을 갖추면 의원의 소개를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소개 여부는 오로지 의원 개인의 임의적인 판단에 맡겨지게 돼 소개의원을 얻지 못한 국민은 청원권이 사실상 박탈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들 재판관은 “청원인이 당해 국가기관의 관할에 속하는 사항을 심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 이는 ‘청원’으로 봐야 하므로 의원 소개가 없다는 이유로 ‘진정’으로 처리하는 것은 청원권을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나아가 청원의 접수단계에서 예비심사제도 등을 통해 청원의 남발을 규제할 수 있음에도 의원의 소개가 없는 경우 청원서의 수리·심사를 원칙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청원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위헌의견을 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 1999년 11월 25일 지방의회에 청원을 할 때 지방의원의 소개를 얻어 청원서를 제출하도록 한 지방자치법 제65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97헌마54)을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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