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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헌법재판소

사법부 일촉즉발 위기…대법원장 명퇴 목소리까지

단식 간부 병원 후송…서울지역본부 “대법원장 명예롭게”

2006-05-08 17:43:28

판사가 법원 직원을 감금했다는 논란이 사법사상 최초로 대법원 청사에서 대법원장 규탄대회가 열리고,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삭발투쟁으로 확산되는 등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법원공무원노동조합 간부가 단식 1주일만에 탈진해 쓰러져 결국 병원으로 후송됐다.

▲단식투쟁중탈진증세등으로쓰러져광주일곡병원응급실로후송된이강천광주지부장이미지 확대보기
▲단식투쟁중탈진증세등으로쓰러져광주일곡병원응급실로후송된이강천광주지부장
이 소식이 전해지자 법원노조 홈페이지(www.bubwon.org)에는 대법원장 퇴진운동을 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법원노조 서울지역본부는 성명을 통해 이용훈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어 사법부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이강천 광주지부장은 지난 2일부터 광주지법 1층 종합민원실에서 “직원을 7시간이나 감금하고도 사과는커녕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판사와 이를 감싸는 법원행정처의 행태에 개탄과 경악을 금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진정 국민을 위하는 사법개혁과 사법민주화의 실현을 위해 총력투쟁으로 맞서겠다”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었다.

이 지부장은 법원노조 서남지역(충청, 호남, 제주)본부장 겸 법원노조 제도개혁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 법원노조 이상원 대변인은 8일 “이강천 지부장이 어제부터 어지러움증을 호소해 앉아 있기도 어려웠고, 탈진 증세까지 보이다 결국 오늘 오전 10시 30분경 가슴 통증 등을 호소하며 쓰러져 광주 일곡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병원 진단 결과 혈압과 간수치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고, 응급치료 등으로 오후 5시 현재는 정상에 가까운 수치로 내려온 상태지만 앞으로 일주일 정도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이강천 지부장은 과거 담석증으로 쓸개를 떼어냈고, 평소에도 건강이 그리 좋지 않아 조합원들이 단식투쟁을 극구 만류했으나, 본인이 ‘판사의 사과와 대법원장의 공식입장을 듣지 않고는 이렇게 끝낼 수 없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다 결국 쓰러졌다”며 “대법원이 사태 해결을 위한 원만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미궁에 빠져 참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이쯤 되면, 대법원장 퇴진 운동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

이번 사태가 이렇게까지 일파만파 확산되자 법원노조 홈페이지에는 “이쯤 되면, 대법원장 퇴진 운동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법원노조 서울지역본부(본부장 양윤석)는 8일 ‘이용훈 대법원장님! 물러나셔야 합니다’라는 성명을 통해 “최고권력자의 ‘진노’ 때문에 사태가 이렇게 꼬였다는 것을 민초들은 알고 있다”며 “최고책임자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사실상의 책임(?)이 있다면 명예롭게 물러나십시오”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본부는 “이번 법원내부게시판 폐쇄는 마치 독재자의 악령이 되살아난 듯한 충격을 주며, 대법원이 밀실행정과 폐쇄행정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사법부는 인권 최후의 보루이며 대법원은 그 정점에 있는데 신성한 법원 내에서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인 천부적 기본권인 헌법을 유리한 사람들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과거 군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의 눈과 입과 귀를 막았던 서슬 퍼런 시절에 군화발이 대법전을 짓밟고 총부리가 판결의 이마를 겨누었어도 법관으로서 ‘인권을 지켜야한다’는 한마디 양심의 비명조차 내뱉지 못했던 부끄러움을 반성해야 한다”며 “특권을 유지하고, 왕처럼 대접받고 싶은 사람들이 독선과 권위적인 사고로 어떻게 국민을 섬기겠다고 하는 것이냐, 대법원장은 자가당착에 빠져있다”고 비난했다.
서울본부는 특히 “사법행정의 불합리를 해소하고자 애타게 울부짖는 내부 직원들은 문전박대하면서도 9일 대법원과 변호사단체의 정다운 간담회를 갖는 현실에 분노한다”며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처사에 대해 누군가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사법부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최고책임자로서 거취를 결정하고, 명예롭게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법원노조는 9일 지역본부장 등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향후 강도 높은 투쟁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으며, 아울러 서울중앙지부(지부장 최송립)는 9일 오후 6시부터 ‘사법부 민주화를 위한 촛불 문화제’를 서울법원종합 청사에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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