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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두꺼비 지킴이’ 시민단체간부…벌금형 감액

청주지법 “죄책 무겁지만 두꺼비 보존 협력하는 계기 돼”

2006-03-15 17:00:31

청주시 택지개발지구 내에 두꺼비 집단 서식지가 발견돼 일명 ‘원흥이 방죽 보전’을 주장하며 공사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1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던 시민단체간부들이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으로 감액됐다.

▲2004년3월1인시위하는배창호민주노동당충북도지부장(이사건과는무관)
▲2004년3월1인시위하는배창호민주노동당충북도지부장(이사건과는무관)
청주 산남3지구 택지개발공사 현장에서 두꺼비 서식지가 발견돼 ‘원흥이방죽생태문화보전시민대책위원회’와 공사 시행자인 피해자 사이에 공사시행 및 계획변경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이 지역에는 청주지방법원과 청주지방검찰청이 이전하기로 돼 있다.
이에 시공사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시정요구를 받은 두꺼비 이동통로 확장 및 생태공원 면적 확충 등을 내용을 하는 토지이용계획변경안을 도지사로부터 승인 받아 2004년 2월 공사를 시행하려 하자, 피고인들은 시민대책위원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려 한다며 공사를 저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 A씨는 2004년 2월 택시개발공사현장에서 벌목작업을 하는 인부들 앞을 강제로 가로막는 등 작업을 하지 못하게 했고, 또한 부지조성공사를 방해하는 등 총 15차례에 걸쳐 공사를 방해한 혐의.

피고인 B·C씨는 2004년 4월 공사현장에 설치된 방음방진막 펜스와 출입문을 부숴 400만원의 재물을 파손하는 한편 전경 50명이 출입통제를 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건조물에 침입해 유리창과 벽면 등에 락카로 “깡패기업, 깡패공사 해체하라” 등의 비방 글을 써 건물 청소비로 440만원의 비용을 들게 한 혐의.

이 사건과 관련, 청주지법은 지난 8일 피고인들에게 각각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200만원으로 감액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공사를 진행하는 피해자들에게 피고인들은 벌목작업을 하는 인부들 앞을 가로막아 공사를 방해하는 위법행위를 상당기간 계속 했고, 경찰의 출입통제를 무시하고 피해자의 건조물에 침입해 벽면에 락카로 비방 글을 적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며 “환경은 중요한 가치를 갖지만 그보다 중요하고 근본적인 가치인 법질서를 훼손한 행위는 정당활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시민운동이 법과 질서를 무시해도 되는 초법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아니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을 감안하면 사회적 비난가능성도 높고 죄책 또한 무겁다”며 “법질서 존중 행위는 위법행위를 하면 쉽게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상황에서 위법행위로 나아가지 않을 때 더욱 큰 가치를 갖는 것으로, 이는 불법부당한 국가권력 등을 견제해 보다 성숙한 시민사회를 이루려는 시민운동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들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직접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등 유형력 행사의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과 피고인들이 오랜 기간 동안 환경운동을 해오면서 환경보존을 위해 노력했고, 개인적 이익보다 공사로 인해 파괴될 자연환경을 보존하려는 신념 아래 범행에 이른 점, 이 사건을 통해 관련 당사자들이 두꺼비 서식지 보존을 위해 협력하는 계기가 마련 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며 “이에 벌금형을 200만원으로 감액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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