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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변호사의 좌충우돌(?) 첫 사회 진출 성공기

석경수 변호사 “첫 이혼사건 수임, 초짜인 내게는 어려웠다”

2005-12-13 01:44:22

내년 2월 사법연수원 35기생들의 수료식을 앞두고 각 기업체나 법무법인의 취업설명회가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천기흥)가 12일 발행한 대한변협신문(제148호) ‘단상’에 사법연수원 34기 늦깍이 연수생이 하위권 성적 탓으로 희망하는 법무법인에 입사하지 못하고 초짜 변호사로서의 첫 사회 진출기를 소개한 글을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원지방변호사회 소속 석경수 변호사는 변협신문 단상에 기고한 ‘초짜 변호사의 첫 사회 진출’이라는 글에서 먼저 “지난해 사법연수원을 졸업하면서 ‘법무법인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할 것인가, 개업할 것인가’ 인생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석 변호사는 “법무법인에 입사하기 위해 6∼7군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며 열심히 뛰어 다녔지만 현실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가혹했다”며 “지방대 출신이고, 연수원 성적도 하위권이고, 나이도 많아 몇 군데 법무법인에서 면접을 보았지만 원하는 법무법인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고 취업실패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사회분위기는 사법연수원을 졸업하면 판·검사로 임관해야 대접을 받고, 연수생들조차 그러한 사회분위기 때문인지 임용이 안 되면 얼굴을 제대로 들고 다니지 못했다”고 수료 당시 동기들의 분위기도 전했다.

석 변호사는 “이런 현실에서 과연 개업이 옳은 선택인지 알 수 없었다”며 “무엇보다 연수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 소장이나 준비서면을 작성하고 법정에서 제대로 변론할 수 있을지 걱정되고 두려웠다”고 변호사로서 첫 사회진출의 부담감도 솔직히 고백했다.
취업이 안 된 석 변호사는 동기와 함께 경기 군포에서 첫 공증인가 법무법인 설립을 목표로 발로 뛴 지 3개월만에 대표변호사 등을 모시고 지난 4월 법무법인 율목을 설립했다고 소개했다.

석 변호사는 “변호사로서의 꿈은 시민단체와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어서 변호사 생활의 첫 업무는 나를 군포에 알리는 것이었고, 그래서 군포 내 10여 개의 시민단체를 방문해 함께 일하고 싶다고 하니까 의심스러운 눈길로 쳐다봤다”고 녹록치 않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변호사는 사회의 상위계층으로 인식하고 있는 그들에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 나에 대한 경계를 떨쳐내기 위해 그들과 내가 동료라는 것을 주지키는 것이 급선무였다”며 “그렇게 되기까지 힘든 시련도 있었고 차츰 군포시민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지명도가 생겨 법률분쟁이 생기면 찾아왔다”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처음 수임한 사건은 이혼사건이었는데 이혼사례는 연수원에서 다루어 보지 않아 최종 이혼판결을 받으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리며, 어떻게 해야 이혼판결을 받아낼 수 있는지 초짜 변호사로서는 알기 어려워 선배 변호사에게 전화로 문의해 의뢰인에게 알려준 적도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사건에 부딪히면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만 있다면 해결하지 못할 것은 없다”며 “불과 1년이 안 된 변호사지만 개인적으로 개업을 하고자 하는 35기 후배를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후배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석 변호사는 그러면서 “소장이나 준비서면을 작성하는 것은 연수원에서 배운 것으로 충분하고, 모르는 것은 선배 변호사나 동료 변호사에게 물어 보면 되니까 두려워하지 말라”고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충고를 했다.
그는 또 “지역사회의 유명인사가 되라”고 조언했다. 석 변호사는 “앞으로 유능한 변호사는 얼마나 사건을 많이 수임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사건의 수임 여부는 많은 고객들과 만나는 수밖에 없어 뛴 만큼 수익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 된다”며 “기업체를 직접 방문하거나, 시민단체 활동을 열심히 하거나, 이 사회의 상류층부터 저소득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특히 “이제까지 공부만 하다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연수생들이 개업을 꺼리는 이유는 경제적 사정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와 달리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고를 갖고 자신에게 충실한 변호사만이 이 업계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개업을 결심한 후배들에게 건승을 기원했다.

석경수(石景洙) 변호사는 68년 대구 출신으로 영남고와 영남대를 나와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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