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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어떻게 대통령이 됐는지 나도 신기하다”

수습사무관 특강에서 자신의 인생경험 솔직 담백하게 고백

2005-11-10 12:18:02

노무현 대통령이 9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수습사무관 255명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사법시험 준비부터 법관을 그만두게 된 동기 그리고 인권변호사로의 활동에 대한 소박한 보람 특히 자식을 위한 부정(父情)에서 비롯된 정치입문 배경 등 인생경험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먼저 “한국호의 선장과 같은 배를 탄 여러분이 만났는데 지금은 내가 가장 책임이 무거운 주인 같은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2년 반 지나면 나는 가고 여러분은 계속 책임 있는 선원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나는 손님이고, 여러분이 한국호의 주인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사명감에 불타야 되는 이유”라고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들의 제일 많은 요청이 ‘대통령이 살아온 과거에 대해 고백을 하라’는 것이어서 지금부터 별 일 없이 과거를 고백하겠다”며 특유의 웃음으로 화제를 이끌었다.

노 대통령은 “어릴 때 배운 인생의 목표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고, 20대에 와서 고시를 준비하면서 철학을 만났는데 철학공부를 하고 싶어서가 아니고 법학공부를 하기 위해 준비과정으로 철학에 입문했다”며 “그때부터 인생이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에 대해 골똘하게 생각했는데 그러나 갈 길이 바빠서 더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또 생각한 것을 실행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지내오다 고시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를 개업한 것은 판사생활이 좀 답답한 것 같아 별 뜻이 없이 했다”며 “내가 뭔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남이 한 일을 사후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의미가 있는데 그때 생각할 때는 그것은 어쩐지 답답했다”고 회고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어릴 때 수없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위해 살겠다고 맹세한 것 같았다”며 “그 맹세는 다 어디로 갔는가, 회의, 갈등 그리고 유신체제에 대한 분노 그러나 미안하니까 양심의 가책을 느낌으로써 자기를 달래는 자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었던가 그렇게 살았다”고 유신체제에서 법관생활을 하며 느낀 심리적 갈등을 표현했다.
그는 그러면서 “어느 날 유신 독재체제에 저항하고 데모하고 잡혀가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사람들을 약간 지원하는 것으로 꽤 행복했다”며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위해 살겠다고 맹세한 마음의 부담을 그 일로 대강 덜어버릴 수 있어 행복했다”고 인권변호사로서의 입문하게 된 동기도 덧붙였다

또한 “내 아이(건호)가 대학교에 가서 내가 부닥친 상황과 똑같은 상황에 부닥쳐야 할텐데 아버지처럼 유신헌법이나 외워서 고시공부를 해야 되는가 아니면 불의에 과감하게 항거하는 양심 있는 젊은이가 돼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서 어떻든 항거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내 아이를 위해 애비가 대신하자는 결심을 했고, 그 때 부정(父情)은 아주 용감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정치에 입문하게 된 배경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대통령이 어떻게 됐는지 나도 신기하다”면서 “국민들이 뭔가 기대를 하는 무엇이 있었을 것이다.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고 어떻든 일관된 길을 가면서 끊임없이 명분을 축적했다”고 의미 있는 말을 던졌다.

노 대통령은 수습사무관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수요자의 과점에서 사고하고, 보고서는 과학적으로 써야 한다”며 “도대체 이것이 몇 사람에게 해당되는 정책이며 이 정책을 시행하면 어떤 변화가 구체적으로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 모델과 지표를 갖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이 여기까지 온 것은 우수한 공무원들의 힘”이라고 추켜세우며 “정책은 국민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성공할 수 있는 만큼 정책에 대해 끝까지 책임져야 하며, 품질관리와 홍보관리를 잘 해 정책을 방어하고 지켜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장과 분배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노 대통령은 “분배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므로 성장과 분배에 대한 이분법적 획일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성장과 분배의 균형이 중요한데 분배과잉 얘기는 지표상 지나친 이야기이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끝으로 건강관리 방법도 소개하면서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기밀”이라고 특유의 여유화법으로 수습사무관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5시 5분전 기상해서 6시까지 요가나 국선도 비슷한 체조를 하고, 7시까지 시간이 나면 스텝머신을 하며, 팔굽혀펴기를 50개 정도 한다”며 “긴장과 피로는 잠으로 주로 푸는데 잠이 피로회복에 제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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