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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파괴 대법관 제청 후폭풍…고·지법원장 용퇴 잇따라

강완구 서울고법원장, 김연태 사법연수원장 등 줄사퇴 표명

2005-10-26 19:23:17

지난 19일 사법시험 14회의 김황식 법원행정처 차장이 대법관에 임명 제청되고, 사시 15회의 장윤기 창원지법원장이 법원행정처장 권한대행으로 임명된 이후 선배 고위법관들의 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후배가 대법관에 임명되면 선배들이 후배에게 길을 열어 준다는 명분아래 법복(法服)을 벗는 것은 법조계의 오랜 관례이다.
26일 현재 지법원장과 고법원장을 통틀어 사법시험 최고 기수는 11회이며, 사시 11회에서 유일한 강완구 서울고법원장이 용퇴 의사를 밝혔다.

또한 사시 12회에서는 김연태 사법연수원장이 사의를 표명했으며, 이 기수에는 안성회 서울동부지법원장과 정호영 대전고법원장이 있다.

사시 13회에서는 변동걸 서울중앙지법원장, 우의형 서울행정법원장, 이창구 대구고법원장, 강문종 부산지법원장이 이용훈 대법원장을 면담하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수에는 곽동효 특허법원장, 권남혁 서울남부지법원장, 김목민 서울북부지법원장, 박송하 광주고법원장, 이흥복 부산고법원장 등이 있다.

무엇보다 고위 법관들의 잇따른 용퇴는 사시 21회인 김지형 사법연수원 연구법관과 박시환 변호사의 서열파괴 대법관 임명 제청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1월 사시 12회인 양승태 특허법원장이 대법관에 임명 제청되고, 사시 13회인 이공현 법원행정처 차장이 헌법재판관으로 내정되자 이근웅 사법연수원장(사시 10회), 김동건 서울고법원장(사시 11회), 김재진 부산고법원장(사시 12회), 김인수 서울행정법원장(사시 12회), 오세립 서울서부지법원장(사시 13회)이 사퇴했다.

당시 58세였던 김동건 서울고법원장은 “법관이 정년까지 일하는 풍토를 만들지 못하고 나가게 돼 후배 법관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으며, 김재진 부산고등법원장도 “이제 더 이상 사법부에서 할 일이 남아 있지 않은 것 같고, 오히려 법원가족들에게 짐만 되는 것 같아 법관직을 마치려고 한다”고 퇴임 일성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해 사시 20회의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가 사법부 최초로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되자, 여성법관의 최고참이자 최초의 여성법원장이었던 이영애 춘천지법원장(사시13회)과 지법원장의 대표격인 서울중앙지법의 강병섭 법원장(사시 12회)이 반발성 사퇴를 한 바 있다.
당시 강병섭 법원장은 “김영란 신임 대법관 후보제청에 불복하거나 법원 조직을 공격하기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현직 법관이 입장을 밝히기 위해서는 옷을 벗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서열과 기수파괴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선배인 강완구 서울고법원장과 동기인 김연태 사법연수원장의 사퇴의사 표명으로 사시 12회인 안성회 서울동부지법원장과 정호영 대전고법원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져 가시방석과 같은 심정이 예상된다.

사시 13회에도 9명 중 4명이 용퇴 의사를 밝혀 추가 사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일시에 동반 사퇴할 경우 초래되는 공백이 크다는 점에서 법복을 벗는 법원장은 더 이상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더욱이 내년에도 5명의 대법관이 교체되는 데다가 대법원장 지명 몫인 헌법재판관 1명에 대한 인사를 앞두고 있는 점도 법복을 벗는데 고려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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