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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부조리 폭로…“변호사님 혐의없음 처분했습니다”

부패검사, 현직에서는 영감으로 나가서는 전관으로 단물 빨아

2005-10-08 14:02:36

“온갖 특권과 출세주의에 혈안이 돼 썩은 고기를 찾으러 다니는 하이에나의 습성을 몸에 습득해야 굶겨 죽지 않았고, 조금만 추워도 곁불로 달려가 손을 호호 불면서 그 불에서 떨어지지 않아야 얼려 죽이지 않았던 검찰이 드디어 국민을 의식하게 됐다”

자신을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검찰에 몸담고 있는 검찰공무원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검찰을 이 같이 표현하면서 검찰의 전관예우 관행과 수사권 독점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검찰직원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자 경찰 관련 사이트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빼곡한 글자의 A4용지 18장에 이르는 장문의 글에서 이 검찰공무원은 우선 “국민이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의 불신을 갖게 된 데는 그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으며, 저의 생각을 가슴에 그대로 묻어 두는 것은 공무원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글을 올린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언급되는 검사의 호칭은 대다수 검사들이 아닌 일부 부패검사, 정치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검사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마구잡이로 휘둘러왔던 검찰권의 주인이 국민이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오만불손 국민 위에 군림하며 검찰권을 개인의 사유물인 양 현직에서는 ‘영감’으로 나가서는 ‘전관’으로 부패한 사회를 활용해 단물을 빨아 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천직도 아니면서 검찰에 눌러앉아 출세를 위해 달려왔던 고속열차 검사들은 동기나 후배가 먼저 승진하는 것을 보면 전속력으로 달리던 고속열차 검찰인생에 급브레이크를 걸고 모든 관심을 자신이 퇴직한 검찰 주변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설하고 떼돈을 벌기 위한 전관예우를 받을 준비에 몰두하고, 전관 대우받고 싶어 그동안 경험했던 온갖 부당한 일들을 눈감고 가슴에 묻어 버리고 입을 다문 채 선배들이 해왔던 것처럼 단물을 빨아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전관은 검사실 문지방이 닮아 없어지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검찰 청사 내 검사실 곳곳을 휘젓고 다니고, 선임계 제출 없이 다양한 형태의 변호활동이 이루어져 탈세에 무전유죄, 유전무죄, 무권유죄, 유권무죄의 원흉으로 이 사회를 철저히 부패시켜 왔다”며 “전관예우는 잡범, 조폭은 물론 그 어떤 범죄보다도 이 사회의 정의와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탈세와 수사방해를 일삼는 변호사와 이를 은밀히 방조하는 검사 사이에 사법고시, 연수원 출신이라는 원초적 인연을 바탕으로 이에 알파 플러스(α+)로 고향·학교 선후배 등 학연, 지연, 혈연 등 정실적 인연을 더해 사건 청탁을 하게 되며 검사들이 그런 변호사 및 관련 사건관계인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폭로했다.

그는 또 “예전에 어떤 검사가 사건처분을 하자마자 전관으로 보이는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변호사님 혐의 없음 처분했습니다”라고 작고 절도 있게 보고하는 장면에서 작은 소리의 통화내용이었지만 국가기강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처럼 들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관 등으로부터 전화변론을 받는 검사와 판사들이 이런 썩을 대로 썩은 사회현상을 잘 알면서도 방조하고, 더 큰 문제는 이들 함량미달의 썩어빠진 자들이 우리 법조계에서 국민 위에 군림하거나 지도층을 형성해 이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엄청난 국력을 허비하며 경찰이 검찰 문지방이 닮아지도록 오고가면서 행해지는 건전지가 다한 원격 리모콘을 들고 버튼을 눌러대는 식과 같은 덕지덕지 붙인 꼬리표를 이용한 수사지휘는 고비용 저효율의 국민만 멍드는 전근대적인 방식”이라며 “검찰의 수사종결권과 영장청구권은 그대로 유지하되, 경찰의 수사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은 대충 수사한 후 검사로부터 송치명령을 요령껏 받아내면 전지전능한 검사가 자존심 상하게 번복하는 일은 없고, 검사가 미주알고주알 하라는 대로했으니 책임도 없어 어떻게든 송치만 하면 그만으로 이런 부작용으로 오랜 기간 골머리를 앓던 검찰은 경찰을 지휘한다는 기득권의 대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각종 지침을 내려보낸들 명태잡이 그물로 멸치를 잡는 격으로 검사실에 와서야 그물을 바꿔들고 흩어진 멸치들을 쫓아다니느라 날이 새고 마는데 이 것이 특수부 이외 대부분의 검사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상”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끝으로 “검찰에 몸담으면서 보고 듣거나 체험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저의 양심에 따라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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