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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혼자만의 성을 쌓을 때 아니다…제방 보강해야”

이정희 광주변호사회장 <이제는 공공심 발휘할 때>

2005-09-29 16:12:41

변호사업계가 법률시장 개방과 로스쿨 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사법조직역의 침범 등으로 인한 위기 의식이 확산되면서 결집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지방변호사회 이정희 회장은 지난 27일 광주변호사회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린 <이제는 공공심을 발휘할 때입니다>라는 글에서 “지금 변호사회를 향해 밀려드는 시대의 파도는 허리케인처럼 우리를 휩쓸어 가버릴 수도 있다”며 “나 혼자 좋은 집과 많은 재산을 갖고 있어도 제방이 무너지고 해일이 밀려오면 소용이 없는 만큼 제방을 보강해 침수를 막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회장은 변호사들에게 닥치는 문제로 “대세에 밀리는 법률시장의 개방, 사법개혁의 추진 방향, 유사법조직역의 침범과 법조직역의 확대문제, 로스쿨 도입으로 인한 변호사 수의 급증에 따른 비리 등으로 인해 검찰의 수사가 강화될 것이라는 것 등”을 꼽았다.

이 회장은 이어 “사법개혁의 최대 현안인 로스쿨 도입 문제는 교육인적자원부에 넘어갔고, 사법개혁 추진과정에서 대한변협은 도외시 돼 오다가 최근 천기흥 변협회장이 사개추위 위원으로 들어가게 됐다”며 “다 끝난 마당에 뭐 하러 들어가느냐는 논란이 있었으나 명분보다는 앞으로 로스쿨 인가나 사후평가 기준 또는 변호사시험 기준 마련 등 변협이 목소리를 내는 실리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우리들은 언론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공인중개사협회는 등기신청대리권을, 법무사협회는 소액사건 대리권을 달라고 또 변리사와 세무사 등도 각각 소송대리권을 달라고 국회에서 맹렬히 로비를 하는 등 우리의 직역은 끊임없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위기를 설파했다.

이 회장은 또 “변호사업계에 불어닥친 불황 탓도 있지만 각자가 자기 살기에 바빠서 주위를 돌아 볼 여유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선배 변호사가 ‘앞으로 우리도 명찰을 달도록 해야겠네’라고 말할 정도로 서로 얼굴과 이름도 모를 정도가 됐는데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 동안 변호사들은 각자가 1인 성주로서 우리 모두에게 닥치는 문제들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았나 자성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며 “과거 의사들이 단결력이 부족해 국회 입법과정에서 약사들에게 밀리게 되자 각성하고 지역별로 특별회비를 갹출하는 등 똘똘 뭉쳐 이제는 ‘약사협회가 상대가 안 된다’는 말도 무심히 들을 일이 아닌 것 같다”고 결집을 호소했다.

이 회장은 변호사업계의 위기 탈출을 위해 “신문을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에 우리의 실상과 주장을 알리는 글을 투고하고 적극적으로 견해를 표명해야 하고 또 어렵고 혼란스러운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목소리를 내는 등 시민들로부터 사회 지도층으로서의 역할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의원 특히 교육위원회 의원들에게 우리들의 어려운 실상을 알려 로스쿨 기타 사법개혁과 관련된 입법에 도움을 부탁하는 설득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전문성과 경쟁력을 기르고 특히 법조윤리와 공익성을 끝까지 지켜내지 않으면 우리는 설 땅이 없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중앙법조윤리위원회가 신설돼 우리들의 조그마한 실수까지도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그는 끝으로 “남의 이익 내지는 공익을 이롭게 할 때 비로소 개인의 이익을 충분히 추구할 수 있고 실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지금 우리는 혼자만의 성을 쌓고 있을 때가 아니라 무너질지 모르는 제방을 튼튼히 보강할 때”라며 “이제는 우리의 위치와 주변상황을 둘러보고 공공심을 발휘하기 위해 떨쳐 일어나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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