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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 맡는 법원조직법 개정해야

임희동 판사 “인사는 대법원장, 사법개혁은 법원행정처장”

2005-08-05 22:50:33

차기 대법원장 임명과 관련해 사법부 안팎에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지역법관이 “이 문제의 초점은 대법원장의 지위와 사법개혁을 수행할 법원행정처장의 직무를 혼동하는데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대법관만이 법원행정처장이 될 수 있는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대법원장은 경력에 관계없이 사법개혁을 추진할 적합한 인사를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법원행정처장을 대법관이 아닌 인사로 임명돼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며, 그것도 현직 판사의 주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행 법원조직법 제68조에 따르면 ‘법원행정처장은 대법관 중에서, 차장은 법관 중에서 대법원장이 보한다’고 규정돼 있다.

판사 생활을 하다가 변호사로 개업해 20여년을 변호사로 활동한 후 다시 지역법관으로 임용된 의정부지법 포천시법원 임희동(56) 판사는 4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이 같이 말했다.

임희동 판사는 먼저 “국민들의 법원에 대한 최대 관심은 자기의 사건이 정당하게 판결되느냐, 자기의 형사사건이 어떻게 판결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법관은 기록에 매달려 혹시라도 당사자의 주장을 그냥 지나치는 부분이 없는가, 당사자의 주장을 선입견을 갖고 판단하지는 않는가, 어느 것이 진실인가 열심히 기록을 읽고 또 읽으면서 정당한 결론을 도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한 “피고인의 변소를 소홀히 생각하는 것은 아니가, 이 판결이 사회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고심하면서 사람 만나는 일도 자제하고, 말도 삼가고, 행동도 오해를 받지 않을까 하고 자성하면서 ‘성직자 아닌 성직자’의 자세로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이 대법관이든 고등법관이든 지방법관이든 법관의 일상”이라고 법관으로서의 고뇌를 털어놨다.
임희동 판사는 “그런 의미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대법원장은 자기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 법관들이 독립해 양심에 따라 정당한 재판을 하게 할 분이라는 신뢰의 상징이 돼야 하고, 그렇게 열심히 법관의 직무를 수행하는 법관들의 사표(師表·학식이나 덕행이 높아 남의 모범이 될 만한 사람)가 돼야 한다”고 바람직한 대법원장 상을 제시했다.

임 판사는 그러면서 “지금 차기 대법원장 임명과 관련해 논의되는 문제의 초점은 법원조직법상 대법관만이 법원행정처장이 될 수 있다는 조문 때문에 바람직한 대법원장의 지위와 사법개혁을 책임지고 수행해야 할 법원행정처장의 직무를 혼동하는데서 발생하는 문제”고 진단했다.

임 판사는 특히 “국민들이 요구하는 사법행정의 개혁, 앞서가는 사법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위해서는 법원행정처장을 대법관으로 임명한다는 법원조직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법원행정처장에 대법관이 아닌 경력에 관계없이 사법개혁을 추진하는데 접합한 개혁적인 인사를 대법원장이 등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임 판사는 “이렇게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재판의 독립을 위한 필수적인 법관 인사와 직원 인사 문제는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으로 하고, 나머지 법원행정 전반은 법원행정처장이 책임지게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임희동 (任熙東) 판사는 50년 전북 정읍 출신으로 전북제일고와 서경대법대를 나와 사법시험 16회에 합격했다.

육군법무관을 거쳐 79년 부산지법 판사와 광주지법 순천지원 판사를 역임하다 83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후 변호사로 20여년간 활동하다가 지난 2001년 의정부지법 포천시법원 판사로 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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