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헌법재판소

대법원장 외부수혈론 확산…이용훈 전 대법관 급부상

[진단] 변호사 대상 여론조사 1위는 조무제 전 대법관

2005-07-27 23:54:37

오는 9월 최종영 대법원장의 퇴임을 앞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후임 대법원장 인선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사법개혁을 위해 대법관의 내부 승진보다는 재야 변호사 중에서 중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이를 종합했다.

더욱이 최종영 대법원장의 경우 92년 대법관에 임명돼 법원행정처장을 역임하고, 98년 변호사로 개업했다가 그 이듬해 다시 대법원장에 임명된 전례가 있어 외부인사 수혈론 기류가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니어서 주목된다.
◈ 민변·법원노조·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재야 변호사 중용해야” 압박

우선 진보적 변호사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물론 사법부 구성원인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앞장서 대법관의 승진 발탁에 반대하며 재야 변호사 중에서 중용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민변과 법원노조를 비롯한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인권실천시민연대 등 14개 굵직한 시민사회단체들은 27일 대법원장 인선 기준을 제시하는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사법개혁의 핵심은 법원개혁”이라며 “사법행정권을 독점하는 제왕적 대법원장이 버티는 대법원이야말로 법원 문제의 발원지이자 총집산지인 만큼 새 대법원장은 법원개혁 문제에 정면승부를 걸 수 있는 재야 인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직) 대법관은 다른 대법관이나 대법원장과 함께 사법사(司法史) 왜곡에 함께 한 공범으로 참여정부의 첫 대법원장은 대법관으로 대법원에 발을 들인 적이 없는 인사가 돼야 한다”며 “새 대법원장은 관료사법의 때가 묻지 않은 재야 변호사 중에서 적임자를 찾아보거나, 아니면 판사 경력은 있으되 적어도 대법원에 몸담은 적은 없는 신선한 인물 중에서 물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통령 고유권한에 왜 힘껏 목청 높이나?

대법원장 임명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고유권한임에도 시민사회단체들이 힘껏 목청을 높이는 것은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은 전체 법관을 비롯한 모든 인사권과 행정권 등 사법부 전반에 대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임 대법원장은 내년 7월까지 교체되는 9명의 대법관 인사와 내년 8∼9월 퇴임하는 5명의 헌법재판관 인사 등 취임 1년 사이에 사법부 최고법관의 구성을 새롭게 짜기 때문에 향후 사법개혁의 지휘봉을 잡고 중책을 수행해야 하는 점도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현재까지 대법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는 이용훈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 조무제 동아대 법대 석좌교수, 조준희 언론중재위원장과 법원 내부인사로는 손지열 법원행정처장, 유지담 대법관이 있다.

◈ 서울변호사회, 변협에 이용훈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과 유지담 대법관 추천

신임 대법원장의 외부수혈을 반영하듯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준범)도 대법원장 후보자를 추천해 달라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요청에 따라 회원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최근 대법관을 지낸 이용훈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과 유지담 대법관을 추천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대한변협은 서울변호사회뿐만 아니라 각 지방변호사회에서 추천하는 인사 중에서 복수 추천하게 되는데, 서울변호사회 소속 변호사가 전체 변호사의 67.5%를 차지하고 있어 큰 변수가 없는 한 그대로 추천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유지담 대법관의 경우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지지발언에 대해 선거법위반이라고 판단해 대통령 탄핵심판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감점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용훈 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영남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호남 출신이라는 점과 법원행정처 차장과 대법관을 역임해 법원행정은 물론 재판실무능력까지 두루 겸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인품이나 자질에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신임 대법원장 후보 중에서 가장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공직자윤리위원장을 맡기 전인 노 대통령 탄핵심판 때 대리인으로 참여한 점은 야당으로부터 ‘코드인사’라는 발목을 잡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 감점요인으로 지적된다.

◈ 여론조사, 조무제 전 대법관 1위…이용훈 위원장 고른 지지

재야 변호사의 대법원장 중용론은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가 공동으로 지난 20일∼23일까지 무작위로 전국의 변호사 203명(서울 141명, 지방 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청빈 법관’의 대명사인 조무제 전 대법관이 대법원장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내일신문은 “조 대법관은 퇴임 당시 가장 유력한 대법원장 후보로 급부상하기도 했으나, 참여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청와대와 여권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해 대법원장으로 최종 낙점 받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

반면 이용훈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은 ▲사법부 독립 ▲사법부 개혁 ▲사법행정능력 ▲재판실무능력 등 각 항목별 대법원장 적임자를 묻는 조사에서 모두 10%대 이상의 고른 지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후임 대법원장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는 조무제 전 대법관이 25.6%로 가장 높았고, 유지담 대법관이 13.8%, 이용훈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이 12.3%, 손지열 법원행정처장이 10.3%, 조준희 언론중재위원장이 8.4%로 뒤를 이었다.

또한 ‘사법부 개혁’의 적임자로도 조무제 19.7%, 조준희 14.8%, 이용훈 11.8%, 손지열7.9%, 유지담 7.9% 순이었다.

이와 함께 ‘사법부 독립’에 적합한 인물로는 조무제 26.1%, 이용훈 12.8%, 유지담 10.8%, 손지열 9.9%, 조준희 8.9%로 나타났다.

사법행정능력을 묻는 질문에는 손지열 27.6%, 조무제 12.3%, 이용훈 11.8%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재판실무능력에서는 유지담 15.8%, 조무제 14.8%, 손지열 14.3%, 이용훈 10.8%로 조사됐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