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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수 전 총장과 김종빈 총장, 법조인맥 친밀도 단 ‘1점’

[분석]로마켓 ‘법조인 인맥정보’ 전관예우 심화시키나

2005-06-11 16:50:14

로이슈가 지난 9일 “종합법률포털 (주)로마켓이 사건담당 판사의 이름을 입력하면 인물정보를 토대로 그와 가까운 검사나 변호사를 찾아주는 법조인 인맥정보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보도하자, 중앙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르며 법조계 안팎의 상당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법조인 인맥정보가 음성적인 법조브로커를 사라지게 하는 순기능 역할을 할 것이냐 아니면 법조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전관예우를 심화시킬 것이냐’는 것이다.
현재 로마켓은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 1만 2,063명에 대한 ▲고향 ▲출신학교 및 학과 ▲유학간 학교 ▲사법연수원 기수 ▲법원 및 검찰청 근무경력 등 6개 주요 지표를 기본으로 인맥관계를 형성하는 정도를 29개 항목으로 나누고, 항목별로 점수와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법조인들간의 친밀도를 수치로 보여주는 ‘법조 인맥지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로마켓 최이교 대표도 전관예우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로이슈에 “이 시스템이 법조계의 인맥관계를 중시하는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고, 불법브로커들이 이런 정보를 역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음성적인 법조브로커의 퇴출 등 법률시장의 투명화와 법조 비리의 근절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로이슈가 법조브로커 퇴출이라는 순기능과는 별개로, 과연 법조인 인맥정보가 전관예우를 심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최근 퇴직한 검찰총수의 이름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그와 가까운 인맥지수를 점검해 봤다.

일반 국민들은 흔히 ‘전관예우’는 고위법관이나 고위검사가 자신이 퇴직하기 전 근무하던 관할지역에서 곧바로 변호사로 활동하면 변호사 선임계 자체가 후배법관이나 후배검사에게 부담을 안겨 줘 전관예우를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조사가 전관예우를 받기 위해 해당 사건 담당판사나 검사의 이름을 입력해 그와 친밀도가 높은 변호사 등이 누구인지를 찾아내 사건을 의뢰하는 경우와는 다르지만 전관예우에 대한 기대가 전직 고위간부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전혀 무관하지만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단, 로이슈는 로마켓의 입장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다음의 사례는 전직 법조 최고위층에 대한 예시일 뿐이지 모든 인맥정보에 대한 대표성을 나타내는 것이 않음을 분명히 밝힌다.

◈ 로마켓 인맥정보…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김종빈 검찰총장 인맥 친밀도 1점

로이슈는 역대 검찰총수 중 가장 국민적인 지지를 받으며, 2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 3월 퇴임한 송광수 전 검찰총장(현 변호사)은 어떤 법조인과 가장 친밀도가 높은지 로마켓이 제공하는 법조인 인맥정보 프로그램에 기입해 봤다.

결과는 검찰조직에서 함께 동고동락한 후배검사일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현직 법원장과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가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인맥정보에서 가장 친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깜짝 놀랄만한 사실은 검찰조직에서 30년을 몸담은 송광수 변호사가 검찰총장 시절 대검차장으로서 송 총장을 근저에서 보좌했던 사법연수원 2년 후배인 김종빈 검찰총장과의 인맥정보지수가 1점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평가항목 29개 중 대도시 검찰청에서 함께 근무한 것에 부여되는 1점만이 반영됐을 뿐, 전·현직 검찰총장인 이들은 ▲출신지 ▲고교 ▲대학 ▲사법연수원 기수 등이 모두 달라 단 1점도 받지 못했고 또한 다른 가산점 부여 항목에도 일치하는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반면 권남혁 서울남부지법원장과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박인호 변호사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의 인맥정보지수가 무려 48점이나 높게 나와 대조를 이뤘다.

이들은 송광수 전 총장과 ▲고교(20점) ▲대학(10점) ▲사법연수원(3점) 동기로서 기본적으로 33점을 받았고, 여기에 고교동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로 3점, 대학동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로 2점 등 가산점을 받아 친밀도 점수가 48점이나 됐다.

아울러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친밀도가 가까운 상위 100위권에는 변호사와 법관이 대부분을 이룬 반면 후배검사는 67위에 랭크돼 있는 임채원 의정부지검 부장검사와 69위에 랭크돼 있는 정성복 경주지청장이 유일했다.

이렇게 로마켓이 제공하는 법조인 인맥정보만을 놓고 볼 때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변호인으로서 사건수임을 맡아 활동한다고 가정할 경우 법조인 친밀도 상위 100위 중 그것도 친밀도 수치가 낮은 하위권에 단 2명의 후배검사 밖에 없다면 의뢰인 입장에서 이 정보만을 갖고 사건을 맡기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김종빈 검찰총장의 계량화된 수치상의 친밀도가 1점밖에 안 된다고 해서 30년을 한솥밥을 먹은 이들 전·현직 총수들이 실제로 인간적인 친밀도마저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반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음성적인 법조브로커 퇴출을 통한 법률시장의 투명화는 물론 법조인 인맥정보가 불법브로커의 온상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법조인들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갖고 효과적으로 법률문제에 대응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로마켓의 주장도 설득력 있어 보인다.

실제로 로마켓 손동욱 마케팅 팀장은 11일 로이슈와의 전화통화에서 “언론보도 이후 법조인 인맥정보를 이용하려고 가입하는 회원이 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던 평소 회원 가입자 수에 비해 하루 평균 8배 이상 늘었다”고 밝혀 일반인들이 법조인들의 인맥정보에 상당한 관심이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전관예우의 심화 여부는 일반 국민들이 법조인 인맥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는 만큼 정보이용과 이에 대한 평가는 이용자들의 몫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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