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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헌법재판소

서울대 의사는 치외법권?…돈 받고 진단서 발급 또 무죄

“교수 아닌 의사 직무 연관돼 알선수재죄 적용 못해”

2005-02-18 12:43:47

서울대병원장이 진단서를 작성해 주면서 돈을 받았더라도 교육공무원인 서울대 교수 신분이 아닌 의사의 직무와 관련된 것이어서 알선수재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또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18일 지난 99년 형집행정지 신청을 낸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에게 진단서를 작성해 준 대가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대병원장 E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 회장으로부터 진단서 발급 대가로 돈을 받은 점이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피고인이 교육공무원인 서울대 교수 신분이 아닌 병원장인 의사 직무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알선수재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울러 “여러 증거와 정황상 피고인이 받은 돈이 병원비로 지급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같은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도 지난달 28일 사기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피고인이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날 수 있도록 유리한 진단서를 써 주고 1500만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병원 의사 E씨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해 논란을 빚었었다.

당시 재판부도 “피고인은 교육공무원인 서울대 교수와 서울대병원 의사를 겸직하고 있는데 병원 의사로서 돈을 받고 진단서를 써 준 것은 교육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비록 피고인의 행위가 비난의 소지가 있을지는 몰라도 뇌물수수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판결에 대한 비난과 함께 “공무원신분이 아니어서 뇌물수수죄로 처벌할 수 없다면 허위진단서 작성이나 배임수재로 기소했어야 했다”며 기소를 잘못한 검사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봇물을 이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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