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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이홍훈 제주법원장 비교우위 신임 대법관 유력

대법원장 최종 선택?…김동건·이공현·이홍훈·박시환 4파전 압축

2005-01-16 06:53:31

사법개혁을 하려면 대법원 구성부터 새롭게 짜야한다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2005년도에 대법관 14명 가운데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6명이 교체됨으로써 사실상 대법원의 인적구성이 전면 재편된다.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는 내달 26일 퇴임하는 변재승 대법관 후임자로 추천된 인사들에 대한 대법관 적격여부 심의를 17일 열고, 지난해처럼 심의 당일 대법관 제청대상 후보군을 선정해 대법원장에게 건의할 것으로 보여 대법원 조직개편의 D-day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이에 대법관 인선을 통한 사법개혁의 신호탄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신임 대법관으로 누가 유력한지 집중분석 보도한다.

▣ 누가 추천됐나

우선 추천된 인사는 10명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는 이홍훈 제주법원장, 박시환·박원순·최병모 변호사 등 4명을 공개 추천했다.

비공개로 추천된 인사로는 법원일반직공무원들로 구성된 법원노조가 김동건 서울고법원장과 강병섭·문흥수·박시환 변호사 등 4명, 대한변호사협회가 이홍훈 제주법원장과 박시환 변호사 등 2명을 추천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법관제청자문위는 이들 10여명과 최종영 대법원장이 별도 제시한 후보를 대상으로 적격심사를 한 뒤 당일 대법원장에게 3∼4명을 건의하고, 최 대법원장은 1명을 최종 확정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대법관 임명 제청을 하게 된다.

▣ 최종영 대법원장의 의중은?

최 대법원장은 2003년 대법관 제청 파동을 겪은 뒤 지난해 법원 안팎의 인적 쇄신요구를 전격 수용해 헌정사상 최초로 헌법재판관(전효숙)과 대법관(김영란)에 여성법관을 임명 제청했기 때문에 현재 외관상으로는 신임 대법관 인선에 큰 고민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데 있다. 대법원장은 법률실무능력을 중심으로 또 하나의 외면할 수 없는 연공서열과 지역안배는 물론 신구조화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 인선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수반되는데 지난해 ‘깜짝’ 인사로 인해 고위법관의 인사적체 현상이 빚어져 그들을 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실제로 김영란 대법관이 임명된 후 강병섭 서울중앙법원장과 각종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며 여성법관의 선두주자였던 이영애 춘천법원장이 법복(法服)을 벗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부담을 더해주고 있다.

더욱이 참여연대가 비공개 추천 방침에 대해 ‘대법원장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권한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고위법관 배려(?)에 선전포고까지 했기 때문에 장고를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이 임기 중 마지막 대법관 인선인 만큼 최 대법원장의 의중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마저 외면할 경우 외압에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 사법부가 오히려 외풍에 의해 대법관 인선이 이뤄진다는 비판에 직면, 고위 법관인 법원장들의 집단 사퇴로 이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최초의 여성 헌법재판관과 대법관을 임명 제청함으로써 인적구성의 다양화와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공했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소신을 갖고 하는데 한결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 외부인사 등용으로 인적구성 다양화 이어지나?

지난해 여성법관이 최초로 헌법재판관과 대법관으로 임명됐기 때문이지 올해에는 여성법관이 추천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외부인사의 발탁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최 대법원장이 대법원 인적구성의 개편을 통한 사법개혁의 연장선상에서 외부인사를 등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외부인사로는 서울지법 부장판사는 지낸 박시환 변호사가 단연 앞서고 있다.

박 변호사는 2003년 대법관 제청 파동 당시 법원개혁 목소리를 담은 의견서를 대법원장에게 전달한 뒤 과감하게 법복을 벗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낸다’는 평가를 받아 외부인사로 등용될 경우 사법개혁에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돼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런 요인이 지난해 대법관제청자문위가 대법관 후보로 제시했고, 올해도 민변과 참여연대가 추천하는 배경이 됐으며, 법원노조와 변협도 추천한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에도 대법관제청자문위가 대법관 후보로 제시할 것으로 기대는 되지만 최 대법원장으로부터 최종 선택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인사가 최 대법원장에게 임기 중 마지막 대법관 인사인 만큼 고위 법관을 승진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는 박 변호사는 다음 인선과정에서 언제든지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최 대법원장의 부담을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작용하고 있다.

▣ 법원 내부 인사 중 누가 비교우위 선점했나?

그렇다면 최 대법원장은 어떤 카드를 제시할까. 나아가 현재 추천된 인사 중 누가 신임 대법관 제청 대상자로 비교우위를 선점하고 있을까.

우선 법원 내부인사로는 김동건 서울고법원장(사시11회), 양승태 특허법원장(사시12회), 이흥복 서울중앙법원장(사시13회), 이공현 법원행정처 차장(사시13회), 이홍훈 제주법원장(사시14회), 김황식 광주법원장(사시14회)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물론 모두가 법률실무경력 30년을 자랑하는 최고 베테랑으로서 대법관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나름대로 최종 낙점의 비교우위는 있다.

김동건 서울고법원장은 2003년 대법관제청자문위에서 제시되고, 이번에 법원노조도 추천한 것으로 보여 가능성도 점쳐지나, 다만 2년 전에 임명된 김용담 대법관과 사시 동기라는 점이 부담스런 요인이다.

법원장의 꽃으로 언제나 대법관 후보 O순위인 서울중앙법원장을 맡고 있는 이흥복 법원장과 양승태 특허법원장, 김황식 광주법원장은 외부추천을 받지 못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공현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법개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와 손발을 맞추며 향후 사법개혁을 이어갈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강점이다.

또한 이번에 퇴임하는 변재승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인 손지열 대법관이 법원행정차장에서 곧바로 대법관으로 승진한 케이스가 행운으로 작용할지도 흥밋거리다.

다만 사개위 부위원장을 지낸 강점이 오히려 언제든 발탁될 수 있다는 감점요인으로 작용해 다음으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흠이다.

▣ 이홍훈 제주법원장 대법관 제청 후보 O순위?

따라서 비교우위를 선점하며 신임 대법관으로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인사가 이홍훈 제주법원장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이 법원장은 지난해 대법관제청자문위에서 대법관 제청 후보자로 제시돼 이미 검증을 받은 상태이어서 프리미엄을 얻고 있다.

게다가 올해도 민변과 참여연대가 추천하고, 변협도 추천한 것으로 보여 비록 자문위가 새롭게 구성됐더라도 법원 안팎에서 모두 신임을 두텁게 얻고 있어 대법관 제청 후보자 O순위로 지목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최 대법원장이 이미 검증된 법원 내부 인사를 발탁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큰 것도 제청 배경을 배가시키고 있다.

결국 이번 신임 대법관 인선에서는 내부인사로 이홍훈 제주법원장, 이공현 법원행정처 차장, 김동건 서울고법원장과 외부인사로 박시환 변호사의 4파전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물론 대법관제청자문위가 후보자로 어떤 인사를 제시하고, 최 대법원장이 최후에 어떤 카드를 꺼내 놓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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